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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떠한 이들은 말한다. 추억은 소중하다고. 그들은 이렇게 주장한다. 추억은 언제나 가슴속에서 남아서 우리들을 지탱한다고.
하지만, 당신은 그 말에 동의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 가슴을 짓누르는 압박감과 통증은 여전히 남아있다.
떠나보낸 두 번의 아픔. 첫째는 견딜 수 있었지만, 둘째는 힘들었다. 당신이 그것을 깨달았을지는 모르겠지만.
다만, 당신은 창문의 바깥을 응시하고 싶다는 충동이 들었다. 그것이 당신의 죽음이나 마찬가지임에도.
하늘에는 붉은 석양이 그 고개를 떨구고 있다. 그 와중에, 커튼에 가려져서 여전히 당신은 그 석양을 볼 수 없었다.
저주받은 육신의 몸으로 내려다보면, 당신의 앞에는 하나의 노트가 있다.
[ - ]:당신은 느꼈다.
오늘은 빌어먹게도 글이 안 써지는 날이다.
카스티아:한숨을 내쉬며, 깃펜을 내려둔다.
작가에게 있어서는 종종 찾아오는 날이다.
단 한줄의 글도 써지지 않고, 오히려 이전에 쓴 것들의 문제점들만 보이는 날.
이런 날에는, 일찌감치 깃펜을 놓는 것이 낫다.
참지 못한 자신이, 이전의 원고를 찣어버리고 새롭게 쓰는 일이 없도록 말이다.
[ - ]:습관적으로 당신은 책상에 올려진 병에 손을 뻗었다. 당연히, 그 병에 들어있는 것은 피였다.
당신의 것이 아니었으며, 무고한 이의 것은 아니었다. 물론, 당신은 이 피가 인간의 것이라고 확신했고, 그 얼굴을 알았지만.
그 웃는 얼굴을 생각하면 이 피가 정말 인간의 피인가? 하는 의문이 들 수 밖에 없었을지도.
중요한 점은 당신에게 가벼운 갈증이 다시 찾아왔다는 것이다.
카스티아:조용히, 병을 손에 들고는 만지작거린다.
갈증을 해소하는 것은 당연하고 중요한 일이지만, 이것이 그에게서 받아온 것이 약간의 신경을 거스르는 것이겠지.
적어도, 그가 건네는 피는 절대 극상의 맛은 아니었으니까.
[ - ]:───하지만.
당신은 알고 있지 않은가. 달콤한 피의 결말을. 그 사실을 모르지 않을터다.
가장 질이 좋은 것은 어린아이의 피다. 그리고, 이 도시에서 꽤나 흔하게 구할 수 있었다.
마법사들이나 주술사들은 때때로 그것을 사들였다. 아니면, 다른 미신을 믿는 자들도.
당신도 한 번은 산 적이 있었다. 그리고, 그 피는 무엇보다도 달콤했으며, 당신을 취하게 했다.
[ - ]:피라는 것은 그 존재의 일생을 전부 담아두고 있다. 당신도 잘 아는 사실이다. 그렇기에, 당신은 이 피에 새겨진 경험들과 기억을 체험할 수 있었다.
무고한 이가 죽는 것을 지켜보는 것. 타오르는 인두가 그 허리에 새겨지는 것. 창고에서 굶주리는 것. 누군가의 노리개가 되는 것.
그리고, 감옥에서 마지막 희망과 신에 대한 기도를 올리면서 조용히 그 삶을 마감하는 그 순간까지.
당신은 분명히 보았다.
그 때의 기분은 어떠했는가?
카스티아:처음 한 입은 달콤했겠지.
강렬한 감정은 흡혈귀에 있어서는 술과 마약이나 마찬가지일테니까.
그러나 그 취기가 가시면...
숙취가 찾아오듯, 미칠 것만 같았다.
죽음의 공포, 비명, 그 순간의 생생한 감정과 기억마저 남게되니까.
그들이 최후에 느낀 감정은, 지금도 종종 머리를 지끈거리게 한다.
[ - ]:그러했다. 그렇지만, 당신은 피를 거부할 수 없었다. 그래서, 모종의 계약을 맺었다. 그것으로 계속해서 그 삶을 연명할 수 있었겠지.
하지만, 하지만.
그러한 삶에 의미는 있는가.
어째서, 그대는 혼자서 이렇게 글을 쓰는가.
무엇을 기다리며 살아가고 있는가?
그러한 의문이 당신의 머리를 찔렀다.
[ - ]:답을 낸 적은 있나?
카스티아:인생이란 끝없는 미궁 속에서 답을 찾아 헤메이는 것과 같다.
세르부움의 한 작가가 쓴 말이던가.
안타깝게도, 아직 답을 낸 적은 없다.
그저, 답을 찾기 위해 이 추악하고도 긴 삶을 영위할 뿐.
"괜찮아. 확실하게 살아갈 수 있을테니까. 나를 믿어."
[ - ]:과거가 떠올랐다.
당신은 많은 삶을 살아왔고, 많은 기억을 지니고 있다. 그렇기에, 망각에 의해서 많은 것은 잊었다.
하지만, 이 목소리는 잊을 수 없었다. 그 때의 밝은 미소는 여전히 머릿속에 남아있었다.
.....하지만, 그는 살아갈 수 없었지.
딸랑이는 방울 소리가 울렸다.
사람의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았으니, 단순한 우편이었다.
카스티아:잠시는, 움직이지 않는다.
문득 떠오른 그 날의 그가 보였던 빛남을, 조금이라도 떠올리고 싶으니까.
저주처럼, 상처처럼, 축복처럼, 망령처럼 나에게 남아 이 삶을 이어나가게 하는 원동력을.
그러나 눈을 감으면, 그것은 다시 아지랑이처럼 사라진다.
어쩔 수 없지. 한숨을 한번 내쉬고는 창가를 피해 우편물을 집어들러 다가간다.
어디서 온 것이지?
[ - ]:그리운 이름이다. 하지만, 이제 당신이 영원히 볼 일이 없으리라고 생각했던 이름이지.
검은 전갈의 꼬리를 가진 괴물의 이름을 상징하는 곳. 괴물의 속내라고 불리는 곳.
당신의 그 회사에서 온 내용이었다.
카스티아:얼추 10년만인가.
당시에는 상당히 신세를 졌다... 라고 할 수 있겠지.
신세를 진 건 보통 내가 아니라 그녀석이었지만.
그러고보면, 이 집을 구해다 준 것도 그들이었던가...
얼마 있지 않은, 그나마 '추억'이라고 할 수 있을 것들을 떠올리며 책상으로 돌아간다.
비스듬히 걸터앉아서는, 페이퍼 나이프를 어지러운 책상에서 찾아들고는 편지를 열겠지.
카스티아:이제와서 어쩐 일인지 의문을 품고서.
[ - ]:그 내용에는 당신의 빚에 대해서 설명되어 있었다. 그래. 그런 게 있기는 했었지.
당신에게 많은 빚이 있었다는 것은 알고는 있었을터다. 하지만, 당신에게 돈은 무의미했다.
이미, 세상의 빛이 없고, 색깔이 없는데 돈이 무슨 소용일까.
그렇기에, 많은 부분을 그 곳에 맡겼다. 당연히, 당신의 돈이 아니었으며, 당시에는 신경도 쓰지 않았다.
하지만, 그 빚이 쌓이면 무서운 수치가 되기 마련이다. 마치, 쌓아놓은 탑을 보는 것과 같은 수치는 당신의 머리를 다시 아프게 했다.
다만, 이번에는 현실에 대한 감각도 확실하게 깨어났다.
카스티아:"엣."
스스로가 생각하기에도 멍청한 소리가 새어나온다.
그러나 그것을 눈치채지도 못한 채, 다시금 편지를 보겠지.
액수가... 얼마라고?
[ - ]:글쎄. 대략 가늠하기에는, 당신이 예전에 살아있었던 그에게 말했던 것이 있었다.
대략적으로, 자신의 소설이 성공하게 된다면, 어느정도는 벌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던 내용.
그 수치와 비슷하게 들어맞았다.
카스티아:조용히 쓰다 만 원고를 봤다가, 다시금 편지에 적힌 액수를 본다.
사고가 멈추는 듯한 기분과 함께, 머릿속에서 해결방법들을 미친듯이 찾는다.
[ - ]:해결방법이 있을리가. 명확하게는 이런 식이 되버리면 진짜 사창가에서 일이라도 하지 않으면 안됐다. 액수가 너무 거대했다.
───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편지에는 사장의 이름이 적혀있었다. 테오 시벨리.
그 이름은 당신에게 익숙한 것이었다. 하지만, 그 내용은 별로 익숙하지 않았다.
빚의 변제를 원한다면 자신을 찾아오라는 내용이었다.
카스티아:몇가지 변제 방법을 머릿속에서 저울질하고, 결론을 내린다.
어느 쪽으로 되든, 결코 잘 풀릴 해결법들은 아니다.
도망, 살인, 범죄, 기타 등등...
이 정도의 액수를 빠르게 버는 법들은 논외.
그렇다면, 적어도 미지의 방법에 걸어볼 수 밖에 없는것인가.
[ - ]:다행스럽게도. 그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그는 깔끔한 남자였다. 다만, 깔끔한 것에 집착하는 사람이었지. 그것은 물리적인 깔끔함을 말하는 것은 아니었다.
일의 깔끔함이다. 그리고, 결과의 깔끔함이다.
하지만, 그가 키운 회사는 전혀 깔끔하지 않았다는 사실이 아이러니하게 느껴졌다.
카스티아:자식은 아비를 닮지 않는 법이지.
무언가에 집착하는 이에게서 만들어지는 것은 그 반대되는 것이다.
...이건 어디서 본 글인지 기억이 안나는군.
최대한 마지막으로 만났던 그의 모습을 떠올려본다.
[ - ]:무엇을 원하지?
카스티아:그가 어떤 사람이었는가, 어떻게 생겼던가, 무엇을 위해 자신을 부르려 하는가.
현재 가진 정보는 적지만, 기억과 합친다면 무언가 보일지도 모르지.
10년 사이에 사람이 뒤바뀐게 아니라면 말이다.
[ - ]:음, 눈치. 난이도는 2.
사용할 특기가 있으면 선언해주면 좋겠군.
카스티아:제 3 특기를 사용하기엔... 이건 정보가 너무 적군.
눈치로 하지.
1
[ - ]:진행하는가?
카스티아:진행한다.
[ - ]:───다른 것은 모르겠지만, 하나는 기억이 났다. 고장난 태엽을 돌려보면, 확실히 그는.
그 눈에서 알 수 없는 불꽃이 있었다. 끓어오르는 그 불꽃을 언젠가는 한 번 경험해봤던가.
다른 말로 설명하자면.
그는 깔끔했다. 하지만, 그의 집착은 전혀 깔끔하지 않았다.
그것이 무엇에 대한 집착이었나. 당신은 아직도 깨달을 수 없었다.
카스티아:그래, 그러고보니 그런 이였지.
당시에 자신은 그럴 불꽃을 알지 못했다.
아니, 그와는 다른 빛에 매료되어 있었다라는 것이 맞겠군.
[ - ]:하지만, 그 빛은 떨어지고 결국에는 불꽃은 살아남았군.
이제는 그 불꽃에 걸어들어가야 할 신세다.
카스티아:빛은 떨어지고, 불꽃은 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무엇이었을까.
단순한 우연? 아니면...
[ - ]:그제서야, 당신은 어떠한 책에서 읽었던 글귀를 떠올렸다.
빛을 떨어뜨리는 것은 어둠이다. 어둠은 진득하게 빛의 뒤를 쫓는다. 그리고, 빛에게 달라붙어서 떨어뜨린다.
....뭐, 그 작가는 상당히 특이한 사상관을 지니기는 했었지.
카스티아:개인적으로는 재미있었다만, 흠.
어둠이라...
무의식적으로, 벽 한켠에 걸어둔 코트와 모자, 그리고 양산을 바라본다.
지난 수년 간 한낮에 나선 적은 거의 없기에, 그들은 먼지에 수북히 덮혀있겠지.
...어쩌면, 직접 이 두눈으로 본다면, 알 수 있을까.
어째서 빛만이 떨어진건가. 아니, 그 날 본 빛은 무엇이었는가.
카스티아:그러나,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가벼운 공포심이 전신을 흝고 지나간다.
눈을 감고, 필요하지 않은 행위인 호흡을 의식해서 행한다.
억지로, 마음을 진정시키듯이.
다시 눈을 뜨면, 책상 위에 올려진 편지지에 적힌 액수가 눈에 들어오겠지.
...뭐, 애초에 주어진 선택지는 그닥 많지 않았다.
[ - ]:그래.
선택지는 없다.
그 사실은 확실했다.
카스티아:일어서서, 벽으로 향한다.
모자를 집어들고, 쌓인 먼지를 털어낸다.
다행히 어디 찣어진 곳은 없군.
[ - ]:생각해보면, 그 전에 당신은 거울을 봤다.
엉망진창이군.
본인은 이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카스티아:흐르는 물에 몸을 가져다대라는 미친 말은 하지 않아주면 좋겠는데.
[ - ]:안타깝게도, 이 세계의 흡혈귀는 흐르는 물은 괜찮다.
애초에, 이런 동화도 있지 않았던가. 흡혈귀는 수면에 비치는 달에서 태어났다. 라고.
그 동화가 사실이라면, 당신도 물에서 태어난 셈이겠지.
카스티아:왜 그것이 안타까운지는 좀 물어보고 싶지만... 이번만은 넘어가지.
우선은 가볍게 씻을까.
그 때쯤이면, 해도 거의 지겠지.
지금은 해가 빨리 지는 시기던가?
시간 감각이 사라진지 좀 되서 말이다.
[ - ]:그러했다. 상당히 해가 짧아졌다. 전설에 따르면, 해를 이끄는 마차는 이 시기가 되면 속도가 빨라진다고 했던가.
문제는, 그 속도가 너무 빨라져서 낮이 빠르게 끝난다고 했었지.
전설은 전설이다. 하지만, 해가 지는 것은 금방이겠군.
카스티아:마차를 끄는 말들에게 감사인사라도 해두자고.
몸을 씻고나면, 어느새 어둑해졌겠지.
그런데도 코트와 모자, 양산까지 챙겨서 나간다. 습관이다.
[ - ]:────자아, 그러면. 오랜만의 외출이다. 한 번 나가볼까.
당신은 걸음을 옮겼다. 문을 넘어서는 것은 흔히 있는 일은 아니었다. 오랜만에 넘어서는 바람이 당신을 스쳐지나갔다.
차가운 바람은 당신을 환영하는 것처럼 느껴졌다. 북풍의 신이 당신을 지켜보는 모양이군.
그렇게, 밤은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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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그렇게 움직였다. 당연스럽게도, 당신은 외출이 익숙하지 않았다. 자신이 알던 건물은 이제 없었다.
모든 것이 바뀌었다. 당신을 빼고서는. 그렇게, 불편한 감정을 내심 가지고서는 이 건물에 도달했다.
여기도, 마찬가지로 많은 것이 변했다. 많은 사람들이 술을 마시고 있지만, 예전보다는 유흥이 확실히 적어졌다는 사실을 눈치챌 수 있었다.
그 와중에, 당신은 사장실까지 길을 찾았다. 안내판이 있어서 친절하게 찾아갈 수 있었다.
당신이 했던 일이 있었을까.
카스티아:그닥. 아마 누군가 먼저 무언가를 하지 않는 이상 없었을 것이다.
이편에서 먼저 다가갈 생각은, 지금은 없다.
[ - ]:그러면, 당신은 손쉽게도 사장실에 도착했다. 그 문을 앞두고 있었다.
당신은 그 문에 노크를 했을까.
카스티아:가볍게 두번 두드리고는, 답을 기다린다.
10초 이상 답이 오지 않으면, 더 이상 기다리지 않을 것이고.
테오 시벨리:"...들어오세요."
[ - ]:그러면, 노크 소리가 들리고서 바로 답변이 날아왔다. 체감하기에는 2초는 걸린 거 같군.
카스티아:그럼, 기다릴 것도 없지.
곧바로 들어선다.
[ - ]:끼익, 하고서는 당신은 문을 열었다. 안에는 고급스러운 술이 많았다. 선반에 늘어져있는 술들은 불빛을 반사했다.
그 와중에, 당신의 눈길을 끄는 것은 여전히 변하지 않은 외모였다. 테오 시벨리라고 하는 남자는 여전했다.
사무실은 고급스러웠다. 그리고, 그는 당신을 마주봤다. 잠시간의 침묵이 이어졌다.
테오 시벨리:"…오랜만이네요."
기억과도 다르지 않았던, 고풍스러웠던 남자는 그렇게 입을 열었다.
카스티아:"...아."
가볍게 답을 돌려준다.
테오 시벨리:그는 가볍게 서류를 꺼냈다. 몇 가지의 서류였다. 그것은 당신의 빚과 연관되어 있었다. 그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빚에 대해서입니다. 상당히 오래 연체하셨습니다."
"제가 여태까지 봐드렸지만, 한계가 있습니다. 이제는 다시 복귀를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그는 무뚝뚝하게 그렇게 말했다. 당신에게 다가오라고 손짓했다.
카스티아:모자를 벗어서 의자에 걸고는, 앉는다.
표정은 변함이 없겠지.
복귀, 라...
테오 시벨리:그는 턱을 괴었다. 당신의 다른 점을 살펴보려는 것처럼 보였다. 마치, 어디에선가 변한 게 있는가? 그것을 꼼꼼하게 살펴봤고.
그 시선은 상품을 보는 것과 같았다.
"여전하시군요."
카스티아:"그쪽이야말로."
서로 변한게 없다라.
흔치는 않은 일이군.
테오 시벨리:그는 오른손으로 서류를 건냈다. 그래. 왼손잡이였던 것으로 기억하는데, 이제는 양손을 쓰는가.
"읽어보십시오."
카스티아:그러면, 그것을 받아 읽는다.
[ - ]:하지만, 그 순간.
섬광이 빛났다. 책상의 아래에 숨겨둔 왼손이 그 모습을 들어냈다.
그 왼손에는 고풍스러운 단검이 있었다. 그 단검이 당신의 목을 향해서 찔러들어왔다.
카스티아:그것을 쳐내는 것보다는, 반사적으로 놈의 목을 부여잡으려 하겠지.
[ - ]:순발력이다. 무슨 기능을 사용하는 의도인가? 만약에, 일반적이라면 근접전이다.
카스티아:제압이다.
이쪽이 찔려도 상관 없다.
흡혈귀에게 일반적인 무기는 큰 위협이 되지 않는다.
습관적으로 상대의 제압을 우선시 하겠지.
[ - ]:───그러면, 그는 그 사실을 눈치채고서는 칼날을 반대로 뒤집었다. 순식간에 역수로 쥐어진 칼날을 당신의 손목에 찔러넣고, 탁자를 차버렸다.
그는 순식간에, 반동으로 의자에서 넘어지는 것처럼 보였으나. 단검을 손에 넣고서 한 바퀴를 땅에서 굴렀다.
당신은 날아오는 탁자에 어떻게 대처하겠는가?
카스티아:그대로 받아칠 뿐이다. 시야를 가리려는 목적일 확률이 높으니, 경계를 늧추지 않으면서.
[ - ]:쾅! 하고서 큰 소리가 울려퍼졌다. 당신이 내려친 팔꿈치가 그대로 날아오던 탁자를 박살냈다. 순식간에, 충격이 주변에 울렸다.
그리고, 파편이 비산하고 탁자는 양분이 되어서 허공에 회전했다.
카스티아:파편을 피하려는 생각은 하지 않는다. 놈의 위치를 찾는 것에 집중하지.
어디지?
테오 시벨리:그러면, 그 움직임은 전성기였던 그 시절과 달라지지 않았다. 순식간에, 땅을 박차고서는 옆에 있는 촛대를 들었다.
그리고, 그 촛대째로 당신에게 후려쳤다.
군더더기가 없는 움직임이다. 그리고, 불꽃에 닿는 게 당신의 피부에 좋은 일인지는 생각해볼일이군.
카스티아:그러면, 발치에 놓여져있던 양산을 차올려 손에 쥐고는 그것을 저지한다.
무기의 사거리는 이 쪽이 위다. 접근을 막는 것으로는 충분하겠지.
상대도 아까 책상을 박살낸 괴력을 보았다면, 섣불리 내밀어진 양산의 끝으로 돌진하려 들지는 않을 것이다.
테오 시벨리:───하지만, 테오 시벨리는 망설이지 않았다.
양산에 그대로 돌진했다. 그리고서는, 순식간에 갑자기 사라졌다.
시선을 내려가보면, 슬라이딩이다. 양산의 아래로 빠져나갈 생각이다.
당신은 어떻게 하겠는가?
카스티아:그대로, 양산을 무식한 힘으로 아래로 내려친다.
여기서부터는 속도의 싸움이다.
테오 시벨리:흡혈귀.
난이도는 +2.
카스티아:1
테오 시벨리:진행하는가?
카스티아:운명점을 사용하지.
[붉은 화살, 숨기고 싶은 과거]
그닥 좋아하는 별칭은 아니지만...
10년간 무기를 손에 들지 않았어도, 상대를 '사냥'해온 그녀다.
순간적인 판단력이나 신체능력으로, 밀릴 일은 거의 없겠지.
테오 시벨리:원하는 결과는?
카스티아:+2.
테오 시벨리:그러면, 성공.
당신의 양산은 그대로 그 남자의 속도에 비견될 수 있게 움직였다. 과거의 경험을 살려서 내려친 일격은 무식하면서도 깔끔했다.
다시 한 번 주변의 서류가 흩날렸다.
쾅! 하는 소리가 울리고서는, 순식간에 결판이 났다.
그는 촛대로 당신의 양산을 막았다. 인간의 힘으로 흡혈귀와 대결하고 있군. 드물지만, 있는 경우다.
카스티아:그러면, 눈살을 가볍게 찌푸리며 묻는다.
"무슨 짓이지."
"변하지 않았다 생각했는데, 그새 노망이라도 들었나?"
테오 시벨리:"……다행입니다. 실력은 살아있군요."
그러면, 그는 조용하게 입을 열었다. 그리고, 당신을 마주어보는 눈을 당신은 알고있다.
불꽃이다. 그 눈빛에는 여전히 불꽃이 살아있었다.
"시체가 된 줄 알았습니다. 그래서, 무심코."
"보기 싫었습니다."
카스티아:그러면, 그러는 그를 바라본다.
동시에, 수많은 기억들 속에서, 그와 비슷한 말을 했거나 태도를 보였던 이들을 찾는다.
전투 중이니, 깊은 고민은 않고.
어디까지나 가볍게.
[ - ]:───옛 동료들이 그러했다. 과거의 인연들은 당신이 그가 죽은 이후로부터.
변했다고 했었다. 많은 것을 잃었으며, 예전과는 다르게 빛나지 않는다고.
화살이 꺽였다고 말했었지.
카스티아:...
예전과는 다르게 빛나지 않는다라...
되리어 묻고싶군. 뭘 보고 빛이 난다고 한 것인지.
기분만 더러워졌겠군.
양산을 옆으로 움직여 촛대를 날려버린다.
테오 시벨리:그는 일어섰다.
그리고, 가볍게 자신의 몽에 묻은 부스러기를 털었다. 그리고, 떨어진 서류를 하나 주워서 건냈다.
"계약서입니다."
그는 펜도 같이 주면서 그렇게 말했다.
카스티아:그를 한번 노려보고는, 계약서들을 받아서 읽어보자.
어떤 내용이지?
테오 시벨리:깔끔하게, 재계약에 대한 내용이 적혀있다. 다시 복귀를 하는 것으로 계약이 새로 성립되고, 빚은 일에 따라서 탕감된다고 하는군.
"복귀를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카스티아:"..."
대답 없이, 찬찬히 서류만 바라본다.
빠진 부분이나, 이상한 점은 없나?
테오 시벨리:이상한 점은 없다. 단순히, 재계약을 사용할 때 쓰는 일반적인 서류다. 그 외의 내용은 찾아봐도 없다.
"흠. 제가 당신을 노예라도 만들 줄 알았습니까."
카스티아:"10여년 만에 봐서는 하는 것이 칼을 휘두르는 놈이면, 무슨 짓을 해도 이상할 것은 없지."
"일의 내용은?"
테오 시벨리:"정세가 이상합니다."
"이 세계는 언제나 이상했지만, 최근에는 특히 분위기가 심상치 않습니다."
"그것에 대한 조사와 해결을 부탁드리겠습니다만. 일단, 그 전에 우선시가 되어야 할 일이 있습니다."
그는 그렇게 조용하게 말했다. 그의 목소리는 악기를 연상하게 했다.
실제로, 바이올린을 잘 다뤘던가.
"저희가 전쟁에 참여합니다. 이것을 일단은 도와주셔야 하겠습니다."
카스티아:전쟁이라.
마지막으로 그것을 들은게 언제였더라.
테오 시벨리:....오래된 일이다. 세르부움과 루푸스가 충돌했을 때의 일. 그 때를 제외하고서는, 당신은 전쟁을 본 적이 거의 없었다.
카스티아:인류의 역사란, 전쟁의 역사다.
그 말대로, 언제 일어나도 이상할 것이 없는 것이 전쟁이다.
그러나 전쟁이 어떻게 되건, 결국 여기까지 온 이상 자신에게 선택지는 하나뿐이다.
품에서 깃펜을 꺼내 사인을 마친다. 용케도 그 난투극 사이에서 안 부러졌군.
"그것으로, 끝?"
테오 시벨리:"....세월이 많이 흘렀습니다. 다만, 이번의 전쟁은 꽤나 의심스러운 구석이 많습니다."
"직접적으로 조사를 해주셔야 하겠습니다. 전쟁을 승리로 이끌기도 하셔야하고."
"그란티아와 루푸스의 전쟁입니다. 그란티아가 승리한다면."
"다음은 포울리엄입니다. 그 때는 지금보다도 힘들겠지요."
그는 다시 의자를 챙겼다. 그리고, 그 의자에 앉았다. 용케도, 당신들이 앉았던 의자들은 박살나지 않았다.
카스티아:그러면, 그와 같이 의자에 앉는다.
의심스러운 전쟁이라.
그렇지 않은 것이 존재는 했던 것처럼 말하는군.
그러며, 서류를 건넨다.
테오 시벨리:그는 서류를 받았다. 그리고, 당신의 내민 손도 잡았다.
악의는 없었고, 위협적인 움직임도 아니었다.
"여전히, 잊지 못했습니까."
그는 그렇게 말했다.
카스티아:그 말에, 손에 힘이 잠시 들어간다.
그것을 깨달으면, 손을 놓고 사죄의 뜻을 표하겠지.
대답은, 하지 않는다.
그는 이미 대답을 들었겠지만.
테오 시벨리:".....당신은 과거에 사로잡혔습니다. 그렇지만, 이제는 슬슬 현실도 보셔야 하지 않겠습니까."
"죽은 이는 돌아올 수 없습니다. 그 사실을 알고 있을텐데요."
카스티아:"이야기는, 그걸로 끝인가?"
말을 끊어내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죽은 이는 돌아올 수 없다, 라.
테오 시벨리:".....같이 할 사람을 구하십시오. 예전만큼 유능한 이는 많습니다. 그 전에, 준비부터 새롭게 하셔야겠지만."
"자금은 이쪽이 지불하겠습니다."
카스티아:난장판이 된 집무실을 흘긋 보고는, 고개를 끄덕인다.
갑작스런 공격은 그걸로 없애기로 할까.
테오 시벨리:"…끝입니다. 가보세요."
그는 시선을 돌렸다. 더 이상은 할 이야기가 없다는 뜻이었다.
카스티아:그러면, 그대로 돌아 나선다.
저 집무실을 치워야할 이들에게 애도를.
[ - ]:────뭐라고, 해야할까. 당신은 이 다음에 가야할 곳을 생각해야 했다. 하지만, 그 전에.
....당신은 건물을 나왔다.
─────────────────────
[ - ]:....당신은 그 이후에, 들린 곳이 있었나. 본인의 생각은 어떠한가? 일단은, 가장 먼저 해야할 것이나, 들려야 할 장소에 대해서 생각해보자.
카스티아:해야하는 것들부터 정리를 해볼까.
우선은, 출판사와 편집자에게 이야기를 해두어야겠지.
뭐, 원고가 늦어지는 것은 자주 있는 일이다.
10년 째 완성 못한 그것보다 격노하지는 않겠지.
[ - ]:그 다음에는?
카스티아:그 다음은, 장비의 손질과 도구를 갖추는 것이다.
...이전에 다니던 곳들이 아직 남아있으련지는 모르겠군.
마지막으로는...
정보 수집이다.
단순히 일에 뛰어드는 것은, 불사에 가까운 괴물이라도 멍청한 짓이다.
그 바보나 할 법한 행동이지.
카스티아:무슨 일이 일어나는가... 그것을 알아야겠지.
그리고...
정말, 내키지는 않지만.
같이할 사람을 알아보는 것은...
정정하지, 적어도 일을 함께할 이를 알아봐야겠지.
일의 관계다. 그 정도는 문제 없다.
[ - ]:그러면, 당신이 그렇게 생각하면서 거리를 걷고 있을 쯤이었다. 피냄새가 풍겼다.
어두운 거리였고, 피냄새가 풍기는 것은 흔했다. 이 포울리엄은 어둠을 간직한 곳이었으니까.
다만, 다른 냄새가 골목에서 퍼지고 있었다. 이것은, 색다른 냄새였다.
카스티아:흠, 어떤 냄새지?
[ - ]:철이다. 당신은 많은 병장기와 사람에 대한 향기를 알고있다.
하지만, 이렇게나 쓰디쓴 향기는 맡아본 적이 없다. 마치, 실제 병장기를 보는 듯 하군.
카스티아:...전쟁이 일어날꺼라 하더니, 이제는 무기를 거리에서 휘두르는 놈도 있는건가?
발을 돌릴까 하다가도, 그대로 나아간다.
큰 위협은 되지 못할 것이다.
리처드 벤트:"미안하오만. 길을 좀 묻겠소."
그러면, 그 골목에서 한 남자가 튀어나와서, 당신에게 그렇게 물었다.
그리고, 피 냄새와 철의 향기는 그의 것이라는 것을 당신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그의 한 손에 있는 불량배처럼 보이는 것은 피떡이 되어있었다.
카스티아:그것을 흘긋 보고는, 표정의 변화 없이 다시금 그를 본다.
기껏해야 피떡이 된 남자를 보고 갈증이 살짝 차오르는 정도겠지.
그나저나 특이하군, 철의 향기를 풍기는 이라.
"어디로?"
리처드 벤트:"큰 대로를 찾고있네. 아무래도, 이 근방의 길을 모르는터라."
카스티아:그러면, 가볍게 그에게 길을 가르쳐주겠지.
리처드 벤트:그는 그렇게 말하면서, 불량배를 던졌다. 골목속에그 불량배는 힘이 없이 뒹굴었다.
"고맙네. 그리고, 한 아이를 보지 못했네. 내 다리만하고, 다소 특이....아니, 아니지."
"안대를 하고 있는 아이일텐데."
카스티아:고개를 내젓는다.
행인을 눈여겨 보지는 않기에.
리처드 벤트:"...정말이지, 멋대로군. 알겠네."
카스티아:설령 봤다고 해도, 이미 기억에 남아있지는 않겠지.
리처드 벤트: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걸어갔다. 그 철의 향기가 익숙하면서도, 만족스럽지 않았다.
[ - ]:───다만, 이상한 점이 있었다.
이 곳은 도심의 중심이었다. 큰 대로를 못 찾는 것은 오히려 이상했다. 지리를 아무리 몰라도, 이곳을 들어올려면 큰 대로를 걸쳐서 들어와야 했다.
그 다음에, 이상한 점은 또 한 가지.
이 사건으로부터, 5분이 지나고 당신의 눈 앞에서 나타난 아이였다.
그 남자가 말한 특징과 일치했다.
오웰 랑데뷰:"안녕."
카스티아:"..."
처음은, 그 남자의 말을 떠올리고는 아무런 답 없이 지나치려하겠지.
오웰 랑데뷰:성별을 구분할 수 없는 외모였다. 그리고, 이상하게도 갈증이 일어났다. 뭔가, 이상한 기분이라고 표현할까.
"궁금한 게 있어. 원래라면, 이렇게까지 나타날 생각은 아니었지만."
"───남겨진다는 기분은 어떤 기분이야?"
카스티아:아ㅡ
그렇게 생각했을 때, 이미 몸은 한번 양산을 휘두른 이후였을지도 모른다.
갈증으로 인한 짜증, 시벨리의 말, 그리고 방금 눈앞의 소년의 말까지.
무심코, 그것들이 합쳐져 자신도 모르게 그것을 휘두른 것이겠지.
다행히, 소년에게는 맞지 않겠지만.
오웰 랑데뷰:"───좋은 기분은 아니구나."
카스티아:"시벨리가 붙인 녀석이냐."
오웰 랑데뷰:고개를 젓는다.
"당신과 똑같은 사람이야."
"손에 남은 게 없어. 그래서, 궁금했을뿐이야."
그 아이는 몸을 뒤돌았다. 그걸로 끝이라는 분위기였다.
"안녕. 나중에 또 만나."
그렇게 말하고, 다시 골목으로 들어가기 위해서 걸음을 옮겼다.
카스티아:그 뒷모습을, 바라본다.
스스로를 자신과 같다고 칭한 소년을.
불쾌하면서도, 갈증을 느끼게 하면서도, 어딘가 고개를 끄덕이고 마는 자신에 짜증을 느끼면서.
[ - ]:……그렇게, 그 아이는 사라졌다. 이윽고, 당신은 혼자가 되었다.
세계는 평온하다. 아무 일도 없다는 것처럼. 그리고, 어떠한 일도 없다는 것처럼.
이제, 다시 모든 시계는 돌아왔다. 우리의 일을 다시 할 시간이다.
마지막으로 남길 말이 있을까?
카스티아:다시 발길을 옮기다, 잠시 멈춰선다.
하늘을 바라보면, 안개 사이로 희미하게 달이 보인다.
안개에 의해 흔들리는 것이, 마치 물 위에 비친달과도 같아 보이겠지.
...흡혈귀가, 물에 비친 달에서 태어났다고 했던가.
무의식적으로, 그것에 손을 뻗는다.
그러고보면, 마지막으로 저 달을 보았을 때는 분명ㅡ
카스티아:너와, 만난 날이었던가.
그렇게, 한참을 서 있다가 다시 걷기 시작한다.
짜증은, 희미해져있겠지.
세계는, 평화롭기 짝이 없고, 아무 일 없으며, 움직이지 않는다.
언제까지 기다리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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