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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복잡한 것은 좋아하지 않겠지. 간단하게 시작하자. 에반부터.
에반, 당신은 오늘의 아침에 무엇을 했는가? 그것부터 간단하게 짚어보자.
일상적이라도 해도 좋다.
에반:음, 평소대로 7시에 기상했다. 1시간 정도를 달리고 나카지마 유이와 만나 단련-을하면서...
프레야가 말한 조건을 위해 혹시 숙련된 모험가들 중에 아는사람이 있나. 조금 물어보았겠지.
[ - ]:흠. 괜찮군. 그 상황에서 잠시 멈추고서. 카스티아.
당신은 아침에 일어나서 무엇을 했는가?
카스티아:우스운 질문이군.
내가 아침에 일어날거라고 생각하나?
적어도 정오는 되어야 눈을 뜨겠지.
[ - ]:정오인가.
정오에서 일어난 다음에는?
카스티아:우선은 커피다.
멍한 머리로 익숙하게 그란티아 산 콩으로 커피를 끓이겠지.
그것을 한잔하며 잠깐의 휴식을 취하며, 오늘의 할 일을 생각한다.
출판사와 그 개자식의 얼굴은 어제 봐두었고...
오늘은, 아무래도 함께 일을 할만한 사람을 찾아봐야겠지.
[ - ]:그렇군. 충분하다. 그러면, 에반부터 시작하면 되겠군.
그러면, 에반. 일단 첫번째로 시작이다.
준비는 되었는가?
에반:그래
정확히 어디서부터 시작하는걸까.
유이와 대화하던 때?
[ - ]:당연스럽게도 그 때이다.
그럼,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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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카지마 유이:"……망할 암여우. 이상한 조건도 걸어놨군."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잡고 있는 검을 내려놓았다. 그녀의 턱에서 땀이 흘러내렸다. 그리고, 당신과 그녀의 대련은 언제나와 같은 결과를 맞이했다.
그리고, 당연하게도 당신의 말을 들은 그녀가 그리 반응하는 것은 예정된 수순이었다.
에반:나는 잠시 쓰러진채로 멍하니 대련을 복기했다. 그 순간에 이렇게 했더라면, 저렇게 했더라면...하지만 이내 곧 상념을 떨치고 몸을 일으켜 그녀에게 물었다.
"이상한 조건입니까?"
나카지마 유이:"그거야, 당연하게도 이상하지 않느냐. 인정을 받아오라는 개념은 추상적이다."
"그 말은 달리 말하자면, 너가 어떠한 인물의 인정을 받아오더라도."
"그녀가 만족하지 않으면 거절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명확한 인물을 제시하지 않았기에 말장난에 불과하지."
에반:"…확실히, 생각해볼게. 라는 말로 넘어갔었죠."
나카지마 유이:그녀는 바위에 걸터앉았다. 다소 민망스러운 자세라고 여겨질 수 있었겠지만, 오히려 가녀린 몸에 있는 근육들이 확실하게 보였다.
에반:은근슬쩍 손등을 만지며 뱀이 담을 넘어가듯 넘어갔던 기억이 떠올랐다.
"흠…"
"일단, 물이라도 드시죠."
나카지마 유이:"…하아. 그렇지만, 나도 그 암여우의 생각에는 동의한다. 아, 고맙군."
에반:그녀에게 준비해온 수통을 건네주고 나도 그 근처에 적당히 앉았다.
나카지마 유이:그녀는 수통을 받고서는 그 안에 담긴 물을 마셨다. 목을 축이는 용도라고 봐야겠지.
"...하지만, 너는 그 곳에 가겠다고 했지."
에반:"예."
"...뭐라고 생각하실지는 대충 압니다만."
나카지마 유이:"너는 고집이 강했지. 그러하다면, 꺾을 수는 없겠구나."
"하지만, 나에게서 인정을 받을려면 아직은 멀었다. 만약에, 지금에서 다시 도전한다면 받아주마."
"하지만, 그것은 대련이 아니라 실전일것이다. 그러지 않고서는, 인정할 수 없다."
그녀는 그렇게 선을 그었다. 딱 잘라서 자신에게 죽일 각오로 칼날을 겨누지 않으면 인정할 수 없다는 말이었다.
에반:"그러실거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왠만해서는 말하지않고 넘어갈까했지만, 역시 당신의 의견을 듣는게 좋다고 생각했습니다."
나카지마 유이:"...하지만, 그렇다고 안 도와줄 수는 없는 노릇이지. 이대로라면 개죽음을 당하든, 아니면 버려져서 방황하던."
"그리 될테니."
"사람을 하나 추천해주마."
에반:버려져서 방황이라니, 그 언어 선정에 조금은 씁쓸히 웃으면서 그녀에게 물었을것이다.
"어떤 사람입니까?"
나카지마 유이:"...나는 직접적으로 만난 적이 없다. 하지만, 간접적으로는 알고있지."
"망할 남자가 남긴 유산이라고 표현할까. 다소, 이상한 표현이다만."
"그렇게 따지면, 나도 그 남자의 유산이라고 봐야할테니."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한숨을 내뱉었다.
에반:"망할 남자…?"
"유산…?"
나카지마 유이:"내가 여기로 오게 된 이유는 그 남자때문이다. 정확하게는, 어릴적의 나를 납치했지."
에반:"...."
잠시 알쏭달쏭한 말에 머리를 기웃거리다가 이어진 말에 침묵을 지키겠군.
나카지마 유이:"당시에는 황당하고, 어쩔 수 없는 심정이었다만. 어쩌겠나."
"그래도, 갈 곳이 없으며, 빌어먹을 운명밖에 없는 어린아이한테는 좋은 일이었지."
"그 남자는 빛났다. 이름은 알 필요는 없다. 다만, 말해줄 수 있는 것은."
"너무 찬란한 별은 제 몸을 불태우기 마련이다. 그 남자도 그러했지."
"결국에는, 그렇게 죽어버렸고. 그 남자의 동료중에서도 내가 보기에는───."
"유산이라고 말할 수 있는 여자가 한 명 있다."
나카지마 유이:"어제, 복귀했다고 하더군. 소란도 그 여자와 푸른 매가 한 짓이겠지."
에반:"분명...어제 그런 얘기를 듣긴했었죠."
"제자, 라던지 그런것입니까?"
그녀와 연관이 있다고 하니, 왠지 모르게 무인이 머릿속에서 먼저 떠올랐다.
그리고 그런 사람의 유산이 있다면. 보통은 제자가 되지않을까해 질문을 던졌겠지.
나카지마 유이:"아니, 나는 그 남자의 제자는 아니다. 나도, 그 남자의 스승은 아니며."
"지금 내가 말하는 그녀는 그 남자의 동료라고 보는 게 적절하겠지."
"....여튼, 그 자라면 그 망할 암여우도 뭐라고 할 수 없겠지. 인정을 받는 것은 니가 하기 나름이다만."
에반:"흠. 만나볼만한 이유는 충분하군요. 저를 만나줄지는 모르겠지만."
"당신의 추천이니. 믿겠습니다."
"이름은 뭐라고합니까?"
나카지마 유이:"카스티아 나이히하르트. 그런 이름이었다."
에반:"카스티아 나이히하르트..." 기억하려는듯 한번 읆조려보아겠군.
"흠, 뭔가 알아둬야 할 것은 있습니까?"
나카지마 유이:"그것에 대해서는 푸른 매에게 묻거라. 거주지에 대해서는 사무관한테 물어보면 나오겠지."
"다만, 조사를 해야할 부분은 푸른 매가 예전에 친하게 잘 지냈다. 너도 이름은 들었겠지."
"마케니 블루홀리. 그 망할 놈에게 가보거라. 굳이 알아보고 싶다면."
에반:"예. 만티코어에서도 최속이라는 소문을 들었습니다."
"일단은...알겠습니다."
"대련을 한번 더 할까했지만, 조금 얘매해져버렸군요."
나카지마 유이:"너와는 당분간은 하지 않을 것이야."
에반:먼저 일어나 기지개를 쭈욱피다가
살짝 당황해 물었을것이다.
"예?"
나카지마 유이:"다음에 도전할 때는 목숨을 걸고 하거라. 암여우의 제안을 떠나서…"
"너에게는 죽음을 알려줄 필요가 있겠구나."
"전쟁을 겪기 전에는 그러할테니 그리 알거라."
에반:꽤나 서슬퍼렇게 말하는 그녀에게 나는 별다른 대꾸를 하지 못했다.
"미안합니다. 걱정시켜서."
"다음에 봅시다."
나카지마 유이:"아니. 걱정이 아니다."
"네놈도 언젠가는 내 손으로 베어야 할 지도 모를테다. 그 과정을 당길뿐이지."
"검사라는 놈들은 그러하다. 더 넓게 보자면 무인들은 전부 그러하지."
"....됐다. 가보마."
그렇게 말하면서, 그녀는 등을 돌렸다. 당신을 지나쳐서 그 자리를 떠났다. 당신은 서슬퍼런 기세라고 느꼈을지도 모른다.
에반:먼저 떠나려던 행동을 끊고 검과같이 찔러들어온말에 잠시 떠나는 유이의 등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말대로, 글쎄. 언젠가 그런때가 올지도 모르지만...
그렇게된다면, 역시 나는 조금 슬플것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가정의 일. 지금은 그녀가 호의로써 추천해준 사람에 대해 집중해볼때였다.
[ - ]:무인들의 생태라는 것은 전부 그러하다. 그녀에게는 당연한 말일지도 모른다.
그녀가 추구하는 것은 당신과는 다른 길이라는 사실을 당신은 깨닫고 있다. 그렇기에, 그러한 결말은 그녀는 당연하다고 여기는 것을 당신은 이해하기 어려웠다.
그렇다면, 당신은 이제 어떻게 하는가?
에반:그러면…일단 잠시 돌아가서 재차 청결하게 한 뒤에 푸른 매를 찾아가보기로했다.
프레야는 분명히 말했다. 같이 동료가 될 팀원에게 보증받으면 더욱 좋다고.
그렇다면 어느정도의 정보는 좀 알고가는것이 좋을것이라는 판단이었겠지.
[ - ]:그렇게, 당신은 푸른 매를 찾아가기 위해서 발걸음을 옮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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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푸른 매를 찾아가서 무슨 말을 하였는가? 푸른 매는 낮에도 불구하고 술을 마시고 있었다. 다만, 상당히 표정이 안 좋아보이기는 했었다.
마케니 블루홀리:당신과 비슷한 키의 그 소년은 술을 마시면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에반:보아하니, 그냥 술만 마시는듯한데 그렇지않은가?
마케니 블루홀리:그러하다. 홀로 탁상에서 술을 마시고 있었다. 이미, 몇 병은 마셨던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그런 모습에도 불구하고 취기가 전혀 보이지 않는다는 점은 꽤나 의문이겠지.
에반:그러면 살짝 의아함과 취하면 좀 더 진솔한 이야기를 들었을까. 하는 생각이 잠시 들었지만
이내 당돌히 말을 걸었을것이다.
"잠시, 이야기를 좀 하고싶습니다. 마케니 블루홀리씨."
마케니 블루홀리:"......"
그러면, 그 매의 눈빛과도 같은 눈동자는 당신을 직시했다. 황금으로 빛나는 눈동자는 프레야의 눈동자와 비슷하면서도 달랐다.
짐승의 것이라고 봐야한다. 그래서, 푸른 매인가. 납득했을지도 모른다.
"....뭐야. 이 놈은?"
에반:"저는 에반이라고 합니다. 최근에 만티코어에 들어온지라 모르실 수 있을거라고 생각합니다."
다행이군, 마녀한테 끌려다니는 불쌍한 자식이라는 첫인상은 아닌가보다.
"카스티아 나이히하르트라는 분과 친밀했다고 들어 몇가지 물어보고싶은지라 찾아왔습니다."
마케니 블루홀리:"....재밌네. 뭐 때문에?"
그것은 비웃음이다. 어쩌면, 자신에 대한 한탄의 웃음일지도 모르겠다. 중요한 점은 그것이 좋은 의도가 아니라는 점은 알겠지.
에반:"흠, 일단 앉아도 되겠습니까?" 어떤 의도가 담긴 웃음인지는 모르겠지만 글쎄. 혼자 술을 열심히 마시고있는걸보면 영 좋지않은 일을 겪을걸지도.
적당히 넘어가며 일단 합석해도되는지 물었겠꾼.
마케니 블루홀리:"앉아봐. 다만, 앉으면 각오해라."
"마음에 들지 않으면 죽여버린다."
깔끔하게 그렇게 경고했다. 그리고, 자신의 병에 있는 술을 깔끔하게 비워냈다.
그리고, 종업원을 불렀다.
"여기!"
"가장 독한 놈으로! 용의 숨결로 내놔! 엉? 없다고?"
마케니 블루홀리:"말이 되냐! 그러면, 악마의 담배로 내놓던가!"
[ - ]:그 이름을 들었을 때.
에반. 당신은 불안감에 휩싸였다.
왜냐하면, 저 술은 인간이 마실 것을 상정하고 만들어진 술이 아니기 때문이다.
에반:"...."
나는 잠시 고민했다.
[ - ]:용의 숨결이든, 악마의 담배든. 어느쪽이든 인간이 아닌 이종족들이 마실 것을 염두에 두고서 제조되는 술들이다.
에반:이 분위기는 심상치않았다.
그리고 나는 술에 약한편이다.
하지만…
이렇게 깔끔하게 협박조로 나오니 반발심이 드는것도 사실이었다.
때로는 이 용수철같은 마음이 밉기도 하지만, 어쩌겠는가 내 마음이 그러한데.
잠시 회중시계로 시간을 체크했겠지.
에반:몇 시일까?
[ - ]:현재의 시각은 오전 9시였다.
에반:기절해도 오후 6시에는 살아날 수 있을거라 믿겠다.
시계를 집어넣고
자리에 착석했겠군
[ - ]:좋다. 매끈한 흑단을 닮은 색깔의 외형을 가진 술이 나왔다. 그리고, 마케니는 당신에게 잔을 건냈다.
그리고, 자신에게도.
얼마나 독할까. 그런 생각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을것이다. 하지만, 설마 술로 사람을 죽여버릴 생각이라니.
당신은 독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마케니 블루홀리:"질문에 한 잔."
"그건 너의 몫이야."
"대답의 한 잔."
"그건 나의 몫이고."
"못하겠으면, 당장 꺼져."
에반:"...좋습니다. 어디 한번 해보죠."
술잔에 비친 내 붉은 눈동자는 투쟁심으로 자그맣게 타오르고있었다.
한 잔. 단 한잔이다. 이정도면 괜찮을거라고 생각하며 최대한 한번에 도수가 오르지않게 천천히 들이켰겠지.
[ - ]:그러하지 않았다.
체력으로 극복. 난이도는 4.
에반:
rolling 4df+3
(+0++)+3=6
[ - ]:성공이다. 당신은 버틸 수 있었다. 다만, 느껴지는 맛은 매우 독했다. 마치, 식도와 위장을 태워버리는 거 같았다.
동화속에 나오는 불꽃의 도마뱀이 식도를 넘어서 위장으로 직행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러한 환상에서 벗어나서 당신은 견딜 수 있었다. 마케니는 흥미진진하게 보고 있었다.
에반:정신을 차렸을때의 나는 어느샌가 잔을 내려놓고 머리를 쥐어잡고 있었겠지. 하지만 나는 정신을 차릴 수 있었다.
"후...후우..."
이내 잠시 그의 주변에 널부러진 술들의 상표로 시선이 갔을것이다
혹시 이런걸 계속 마시고있던건가 이 사람?
[ - ]:당신은 깨달았다. 당신이 마시고 있는 술에 비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이 사람이 마시고 있는 술은 전부 독주다.
평범한 인간이 마실 수 있는 것들이 아니다. 당신이 이렇게 마신다면, 당장에라도 치료가 필요했다.
에반:"....."
마케니 블루홀리:"자, 물어봐."
"뭐가 궁금하지?"
에반:"일단 질문을 하겠습니다. 카스티아 나이히하르트는 어떤 사람입니까? 당신의 의견을 들려주십시오."
잠시 혀가 꼬일듯 해 말을 고른 후 나는 겨우겨우 질문을 내뱉었다.
마케니 블루홀리:마케니는 술병을 들었다. 그리고, 맥주잔에 그 술을 따라냈다. 원래부터 그의 잔이었다.
그리고, 망설이지 않고서 원샷으로 들이마셨다.
에반:그 모습을 완전히 질린 눈으로 보았겠지.
마케니 블루홀리:"....아, 이건 좀 강하네. 그래도, 이 정도는 되야지. 뭐, 좋아."
에반:일단 이 사람, 평범한 인간은 아니였다.
마케니 블루홀리:맥주잔을 내려놓고서는 마케니는 그 눈을 빛냈다. 그리고, 당신의 질문에 답했다.
"최강은 아니지만, 최고의 사수다."
"그리고, 지금은 안타깝게도 별빛을 찾아서 갈망하는 여자지."
"그 녀석은 이미 삶에 질린걸까? 글쎄. 오래 사는 놈들의 심정은 나는 도통 알 수 없다는 말이야."
"다만, 자신이 바라보던 별이 죽고 난 이후에는 어둠속에서 늪에 있더군."
에반:오래 살다니. 이종족인걸까.
별은 또 무슨 애기고.
술. 이놈의 술때문에 머리가 원할히 작동하지않았다.
"최고의 사수라..."
마케니 블루홀리:"뭐, 네놈이 무엇을 위해서 물어보는지는 모르겠지만."
"단언하건데, 그녀는 나의 목표다. 그렇기에, 나는 놓쳐줄 생각은 없어."
"그 정도는 명심하는 게 좋을꺼다."
에반:여기서 질문을 더 하면 기절해버릴것이라는것은 명명백백했다.
하지만 잠시 주머니를 뒤져보았겠지
돈이 조금 남아있을까?
마케니 블루홀리:남아있다.
에반:그러면 대부분 호불호없이 좋아하던 안주를 하나 주문해주고는 자리에서 일어났을것이다.
"저는 이쯤 일어나겠습니다. 이틀전에도 술때문에 기억이 날라간적이 있었기에."
마케니 블루홀리:"약하기는."
마케니는 그렇게 말하고서는, 시시하다는듯이 술병을 들었다.
그리고, 그 병을 한 번에 비웠다.
"뭐, 이건 내가 이상한거지만. 아무래도 좋나."
에반:"...그리고, 이건 인간적으로 걱정되어서 그러는겁니다만. 안주도 같이 드시고 하시죠."
아직도 안취했나?
정말로?
마케니 블루홀리:취한 기색이 전혀 없다.
이상하다. 확실히, 무언가 있다.
에반:이것이 괴물의 속내란 말인가.
나는 두려움에 몸서리쳤다.
마케니 블루홀리:"흥. 가라."
그는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서는 술을 더 시킬뿐이었다.
에반:"예. 이만 가보겠습니다."
기억해두자 악마의 담배.
누가 모른척 마시게 들려고 하면 꼭 피해야할 술이였다.
사무관…을 찾아가봐야할텐데
아니다. 이대로 쉬면 쓰러져버릴게 분명했다.
[ - ]:다행히도, 당신은 아직은 일어설 수 있었고, 그녀의 주소지를 물어볼 수 있었다.
에반:그렇다. 유이가 말한 사무관은 포크 케이크씨였을까?
[ - ]:그러하다. 당신의 전속 사무관을 말한 것이었다.
아마도, 포크는 당신에게 웃어주면서 아무 말도 하지 않고서 알려주었을것이다.
그녀의 표정에는 당신의 얼굴을 바라보면서 재미있는 것을 본다는 표정이었다.
에반:그러면 최대한 멀쩡한척하며 그녀에 대해 물어보았을텐데
그 웃음을 보면 다 틀려먹었다는걸 깨달았겠군.
[ - ]:그렇다면, 특별한 질문이 없이 당신은 그녀의 집을 찾아가는가?
에반:흠.
아마 포크케이크씨에게도 카스티아에 대해 알고있는게 있나 물어보기는 했을것이다.
포크 케이크:"....."
"아아, 확실히. 그 분이라면. 프레야씨도 아무말도 못하겠네요!". 어떨까나. 당신이 그 분에게 마음에 드는 것은 별개의 문제라고 할까."
"다만, 으음
"그런 느낌?"
에헤헤, 하고서는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웃었다.
에반:"마음에 든다라."
"어떤 사람인지 좀 들려주실 수 있겠습니까?"
포크 케이크:"정확하게, 어떤 부분을 원하는건가요? 에반 씨~?"
에반:"그녀는 별빛을 찾아 헤매고있다고 했습니다."
"이게 무슨 뜻입니까?"
잠시 곰곰히 생각하다가
가장 이해가 되지않았던것을 물었다
포크 케이크:"그 분의 옛 동료를 말하는거에요. 다만, 임무를 수행하시다가 가버리셨거든요~."
"그래서, 카스티아 씨는 좌절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죽지는 않았달까."
"뭐랄까. 소설속에서도 나오잖아요? 실의에 빠져서 절망하는 그런 사람들."
"그리고, 보통은 자살하죠."
에반:"음, 종종 있긴하죠."
극단적 전개라 그리 좋아하지는 않았다.
포크 케이크:"하지만, 아직은 죽지 않았으니까 희망을 찾는다는 의미라고 볼 수 있지 않을까요?"
에반:"흐음...대체 뭐하는 사람이었길래 '빛난다'라는 평가를 주변에서 받는겁니까?"
포크 케이크:"카스티아씨는 빛나는 타입은 아니였죠~. 다만, 지금은 없는 그 분에 대해서라면....."
"으음, 역시 뭐랄까."
"용사?"
포크는 커피를 마셨다. 당연하게도, 설탕이 엄청 들어있었다.
"항상 포기하지 않고, 어떻게든 승기를 잡아내고, 어떻게든 이겨내는?"
"결국 실패했지만. 그런 느낌이에요."
에반:"용사라..."
"꼭 책에서 나온 사람같다는 뜻으로 받아들이면 되겠습니까."
포크 케이크:"뭐, 설명하기는 묘한 분이에요. 일단, 알 수 없었던 분이라서."
"뭐랄까. 말로 표현이 안되는 느낌이라서, 에헤헤."
에반:"흠. 아무튼 감사드립니다."
용사라....
여러모로 복잡한 사람이군.
하지만 희망을 찾는게 아닐까. 라고했지.
그런 사람이 최근에 되돌아 온걸보면 필시 어떠한 이유가 있기도할테고.
[ - ]:그러하다.
에반:"일단 만나봐야겠군요."
"이만 가보겠습니다."
커피를 마시는 그녀에게 나는 꾸벅 고개를 숙여 감사를 재차 표했다.
그리고는 시간을 확인했겠지.
[ - ]:어느새, 시간이 꽤나 지났다.
오전 10시 30분이다.
에반:뭐, 이정도 시간이라면 대부분 깨있지않을까.
그런 안일한 생각으로 나는 카스티아라는 정체불명이지만, 최고의 사수라는 여자의 집을 찾아갔다.
[ - ]:그러면, 당신은 그렇게 발걸음을 옮겼다.
───────────────────
[ - ]:머리가 아픈 아침이다. 카스티아. 세상의 흐름이라는 것은 변하지 않는다.
당신은 잠에서 깨어나서, 원고를 보고 있었다. 당분간은 쓸 일이 없는 원고이지만.
그럼에도, 당신이 그것을 보는 이유는 무엇일까?
카스티아:...어젯밤의 일 때문이겠지.
옛 지인과의 만남. 그리고 그의 선언.
우습지만, 조금은 나아갈 마음이 생겼다... 정도로만 말해두자.
그렇기에, 원고를 다시금 꺼내들었다.
몇년 동안 놓고 있던 그것을.
흡혈귀의 이야기. 그 두번째를.
[ - ]:그것을 바라보면서, 당신은 어떠한 생각을 하였는가?
이미, 끝나버린 이야기다. 엔딩은 이뤄졌다. 하지만, 그것을 어째서 당신은 다시 바라보고 있는가?
그것에 의미는 있는가?
카스티아:단순한 이야기다.
언제나, 끝은 새로운 시작의 알림이었을 뿐이다.
[ - ]:....그러하다. 언제나 끝은 새로운 시작의 알림이었다. 그렇게, 세상은 돌아간다.
잔혹한 사실이라고 생각했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언제나 그러했다. 당신이 흡혈귀가 된 이후에도, 그가 죽고 난 이후에도.
그리고, 지금에서도.
카스티아:그래. 잔혹하기 짝이 없는 사실이다.
그런데도, 이 잔혹한 세상은 아름답다. 이 세상을 살아가는 이들 또한 마찬가지로.
읽던 원고를 내려두고는, 새롭게 종이를 집어든다.
조금 첫 부분을 고쳐보도록 할까.
기존의 이야기에서 이어나가던 것이 아닌.
이미 끝난 것을, 새롭게 시작하는 문장으로.
카스티아:이것은, 운명에 관한 이야기.
[ - ]:....그렇게, 그 문장은 만들어졌다. 그리고, 당신은 바깥에서 방문자가 있음을 알아차렸다.
방문자의 소리가 들렸다.
카스티아:그러면, 눈살을 찌푸리며 자리에서 일어선다.
이 시각에 올만한 방문자는 없을 터인데.
일체의 빛도 들어올 수 없도록 커텐을 쳐둔 복도를 지나, 조심스래 문을 열고는 틈새를 통해 방문자를 확인하겠지.
잡상인이라면 곧바로 닫아버린다.
[ - ]:.....그리고, 당신들은 만났다. 조금은 갑작스러운 만남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에반.
당신은 여기에 도달하기 위해서 왔다. 그리고, 문 앞에 있다.
.....자, 그러면 카스티아는 문을 열었기에, 알 수 있었다. 보이는 것은 불과 같은 색을 가진 눈동자와 머리칼을 가진 청년이다.
앳되는 티를 벗어가고 있었으며, 이제는 슬슬 소년과 청년의 중간이라고 할 수 있겠지.
그리고, 에반이 본 것은 피와 같은 붉은 눈동자를 가지고 있는 미인이다.
하지만, 그 눈동자와 외모에서는 서슬퍼런 칼날과 같은 차가움을 느낄 수 있었다.
카스티아:먼저 입을 여는 것은 이쪽일 것이다.
처음 보는 얼굴에, 어딘가 신경질 적으로 대응하겠지.
"무슨 일로?"
에반:잠시 그 하얀 눈밭 위에 붉은 꽃이 피어난듯한 외견에 침묵을 지켰다가 질문에 대답했겠지.
"...이곳이 카스티아 나이히하르트씨의 거주지라고 들어 얘기를 좀 하고자 찾아왔습니다만."
최고의 사수. 라는것과는 다르게 생각보다 가녀린 탓에 확신을 갖지 못하고 대답했을것이다.
카스티아:보아하니 누군가에게 들어서 집을 찾아온 모양이지만...
집을 아는 이는 적을 것인데, 의아함이 약간 떠오르겠지.
"...난데. 용건은?"
에반:"아, 반갑습니다. 만티코어의 에반이라고 합니다." 살짝 놀랐지만 이내 침착하게 인사를 건네고는 빠르게 용건만을 듣고싶어하는듯 하기에 나는 바로 본론을 얘기했다.
"루푸스와 그란티아에 전쟁에 참여하려고하는데, 당신에게 실력을 보증받고 가능하면 동료로 데려가고자 찾아왔습니다."
얼굴하나 변하지않고 태연히 악수를 건네며 말했을것이다.
카스티아:...순간, 어디서 이야기를 듣고 온 것인가 의심이 먼저 설 것이다.
그 다음으로 떠오르는 것은, 현역 시절에 이런 식으로 자신들의 팀에 들어오지 않겠냐고 찾아오던 녀석들이겠지.
그리고 보통 그런 녀석들은, 이 쪽의 콩고물이나 받아먹으려는 떨거지들이 대부분이었다.
전체적으로, 눈앞의 청년을 흝어보며 그 인물됨을 파악해본다.
손에 박힌 굳은 살로 단련의 정도나 성실함을. 얼굴에 새겨진 주름으로 경험과 겪어온 고난을. 기본적인 자세를 통해 그 태도를.
[ - ]:평범했다. 하지만, 평범하지 않았다. 그렇게 정의할 수 있었다.
어떠한 의미냐. 평범한 사람의 기준에 들지는 않았다. 일반적인 시민이라고 보기에는 어려웠다.
손에 박혀있는 굳은 살은 확실히 있었다. 그리고, 온 몸의 근육과 상처를 보아하니 단련은 확실하게 하고 있다.
일반적인 모험가의 수준에서는 뛰어난 자질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만티코어라는 회사에서는 평범했다.
카스티아:평범하다.
정말로, 평범하기 짝이 없다.
그렇기에 하나의 의문이 생기겠지.
어떻게 나의 집을 찾아온 것인가.
10년 전에 은퇴하고 어젯밤에서야 복귀한 모험가의 집을 하루만에 찾아내는 것은...
평범하지는 않은 일이니가.
에반:그녀가 나를 차분히 관찰하면 잠자코 침묵을 지켰을것이다.
[ - ]:....운명이라는 것은 때때로 기묘한 것이다. 어떻게 찾아왔냐가 중요한 것일까. 중요한 것은 저 청년의 입에서 받아낼 수 있을것이다.
카스티아:그를 한번 더 바라보고는, 문을 작게 열어준다.
"...자세한 건, 안에서."
에반:"그러면 실례하겠습니다."
건네진 악수를 멋쩍게 회수하고는 정중히 고개를 숙인 뒤 들어갔을것이다.
대뜸 찾아온 불청객이나 마찬가자이니. 이렇게 들여보내주는것만으로도 고마워해야곘지.
[ - ]:정돈된 집이다. 에반은 그리 인상을 받았다. 하지만, 어디선가에서는 불편한 기색이 가득하는 느낌도 있었다.
카스티아:응접실 같은 공간은 없다. 기껏해야 조금 전까지 앉아있던 서재의 한 구석에 위치한 테이블로 그를 안내하겠지.
자리를 내어주고는, 가볍게 커피를 한 잔 끓여온다.
책상 위에 원고를 그대로 두긴 했지만...
남의 물건에 멋대로 손을 댈 정도의 예의 없는 청년은 아니라고 믿자.
에반:아마도 무의식적으로 서재를 한 번 둘러보다가 이내 무례가 아닐까하여, 책상에 시선을 돌렸을것이다.
괜히 신기한듯 둘러보는 모습을 보이고싶지않았단 점도 있었겠지.
[ - ]:...당신의 시선이 책상으로 가게 된다면, 수 많은 서류가 있다. 원고라는 표현이 적절하겠지. 무수하게 많이 매꿔낸 글자들이 보인다.
에반:그런가. 은퇴했다고 했었지. 어쩌면 작가로서 일하고있던것이였을까. 그런 추측이 잠시 머리속에서 오갔을것이다.
눈으로 제목같은 것은 스윽,하고 훑어보았을지도 모르겠다.
[ - ]:운명의 이야기. 당신은 그렇게 적힌 제목을 발견했다.
그리고, 카스티아가 보기에는 이 청년은 자신의 원고에 정신을 잠시 집중한 것으로 보였다.
마치, 자신의 작품을 좋아하는 팬처럼 보였지만, 글쎄.
카스티아:"..."
그것을, 노려본다.
누군가에게 미완성인 원고를 보여지는 것은 좋은 기분은 아니다.
에반:시선을 눈치챘을테지.
"아, 그것이─ 죄송합니다. 글자가 무수히 적혀있기에 무언가해서."
살짝 당황해하며 고개를 숙였다.
이러나 저러나 글을 훔쳐본 것은 맞았으니.
카스티아:그러면, 그를 한참 동안 내려다 본다.
머릿 속에서는 당장 그를 이곳에서 내쫓을 지, 이야기는 들어볼 지 저울질을 하고 있겠지.
이긴 것은, 호기심이었다.
"...불쾌하네. 요즘 맨티코어에서는 남의 집에 있는 것은 멋대로 봐도 되는거라고 하는걸까?"
가벼운 독설만을 내뱉고, 자리에 앉는다.
그리고, 그를 쳐다보며 말을 이어나가지.
카스티아:"그래서, 어떻게 찾아온거지?"
에반:시작부터 첫 단추를 잘못끼웠다. 굳은 표정을 짓고있다가 그녀가 앉아 질문을 던지면 다행이라는듯 대답하겠지.
"나카지마 유이라는 사람에게 추천을 받아,마케니 블루홀리라는 분께 최고의 사수라는 말을 듣고, 사무관에게 거주지를 물어 찾아왔습니다."
거짓없이 담담하게 다만 들은 내용은 조금 가리고 자신이 오게 된 경위를 설명했다.
카스티아:마케니, 그가 알려준 것인가.
사무관이라면 자신의 집 주소를 아는 것도 이해가 간다.
하지만...
"나카지마 유이?"
기억 속에, 있는 이름인가?
[ - ]:....있다. 하지만, 당신은 직접적으로 대화한 적은 없다.
당신은 알고있다. 지금은 떠나버린 그 녀석이 데려왔던 그 아이를.
분명히, 어떤 날이었다. 아무런 의미도 없을거라는 동료의 말에도 그 남자는 그 아이를 데려왔다.
당신과는 무관한 이야기였다. 다만, 그 이름만큼은 확실히 기억에 있었다.
카스티아:과연, 기억 한켠에 남아있다.
...인연이라면, 인연인가.
눈앞의 청년을 다시금 바라본다.
어딜 봐도 평범한 청년.
커피를 들어올리고는 한번 홀짝이겠지.
에반:침묵과 시선, 그 조용한 압박감을 느끼며 담담히 그녀의 말을 기다리고있겠지.
카스티아:그러면, 잔을 내려두고는 입을 연다.
"그란티아로 갈 동료를 구한다고?"
에반:"예."
카스티아:흐음.
에반:"제 계위는 병사와 기사이며, 현재 책사 계위의 주술사가...있습니다."
카스티아:계속해보라는 듯이, 그의 이야기를 들어준다.
에반:뒷말이 흐려진것은, 다른이들이 그녀라면 프레야도 어쩔 수 없겠네요 하하.라고했지만 본인으로서는 영 확신이 없어서였겠지.
"저는 적어도 세르부움안에서 통용되는 무기라면 다 다룰 수 있지만, 기본적으로 전위기때문에 주술사외에도 다양한 거리를 맡아줄 사람이 필요하다고 생각되어 찾게되었습니다."
카스티아:논리적이다. 생각은 아주 없는 편은 아니군.
자연스레 그를 머릿속에서 평가한다.
적어도 사리분별은 가능해 보이지만...
[ - ]:하지만, 그것으로는 당신의 흥미를 이끌기에는 무리가 있는 것은 사실이다.
에반, 그리고. 당신은 정말 그걸로 만족하는가. 당신이 말한 것들은 정당하고, 논리적이다. 그리고, 차분하고, 적절한 설명이지.
하지만, 당신은 그런 것에 어울리는 사람이었나?
에반:이런것이 어올리냐. 그렇게 묻는다면 아니라고하는것이 옳겠지. 하지만 최근에 머리가 있어야한다는 포크 케이크의 조언때문인지 최대한 그러한 모습을 보였을것이다.
[ - ]:이해한다. 그녀는 그렇게 말했다. 생각을 하라고.
하지만, 그것은 자신의 개성을 죽이라는 것은 아니였다. 당신은 당신이다.
당신의 진실됨을 보여주지 않으면, 상대방은 따라오지 않는다.
당신은, 무엇때문에 여기에 있는가?
그 대답이 가장 중요하겠지.
에반:유명세를 얻는다, 돈을 번다. 그러한것도 없다고는 하지 못할것이다. 하지만 역시 그의 마음을 가장 차지한것은
어두운 숲, 함께있었던 그녀가 위험한 곳에 간다면. 나도 그곳에서 그녀를 도와주고싶다는 마음이 제일 컸을것이다.
[ - ]:충분하군. 이미 당신은 답을 알고있다.
더 이상의 조언은 필요없겠군. 당신의 모습을 보여라.
에반:침묵, 시선, 그 무게에 대항하듯 나는 입을 열었다.
"...그 표정, 그 침묵을 보아하니 무슨 생각을 하는지 알겠습니다. 분명 만티코어에서는 흔히 볼 수 있는 평범한 녀석. 이라고 생각하시겠죠."
프레야가 그러했다. 포크 케이크가 그러했다. 유이가 그러했다. '특별한' 취급을 받으며 살았던 나에게 너는 이곳에서는 평범한 정도일뿐이라고.
"어쩌면, 전장에 간다면 곧 죽을 녀석이라고 생각하실지도 모르겠군요."
카스티아:부정하지 않는다.
조금 전까지, 한 생각이기에.
에반:"그래도 저는 제가 같이 동행하고자하는 사람과 전장에 가야만합니다."
"다들 당신을 데려온다면 아까말한 주술사도 할말없이 저를 데려갈것이라더군요."
"죄송합니다. 사실 이것부터 말하는것이 사리에 옳았던것같긴하군요."
"...그래서, 저는 당신이 동료가 되어주시면 좋겠습니다."
카스티아:과연, 아까부터 느껴진 위화감은 이것이었나.
논리와 이성으로 무장했으나, 그 뒷편에 느껴지는 다른 의도.
누군가와 함께하기 위해, '인정'의 수단으로 나를 이용하려하는가.
어찌보면 오만한 이 청년에게, 무심코 헛웃음이 나온다.
"즉, 다른 누군가와 함께하고 싶기에 나를 동료로 삼고 싶다는거군."
에반:"예."
"방금 든 이유는 잊으셔도됩니다. 오는길에 떠올린것이니까요."
"조건에는, 믿을 수 있고 신뢰할 수 있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러니 먼저 제 허물을 보여드리는게 맞겠지요."
카스티아:그 말에 깨닫는다.
이 청년은 그저 평범하기만 한 이가 아니라는걸.
이 녀석은ㅡ
바보다.
싫어도, 그를 떠올리게 하는 유형이다.
터무니없이 솔직하고, 하나만을 바라볼 수 있는 바보.
카스티아:"믿을 수 있다라..."
뭘 보고 그런 말을 당당히 꺼내는 것일까.
호기심이 커지는 것을 느끼며, 묻는다.
에반:"당신을 추천한 사람을 믿습니다."
"그리고, 저는 당신이 어떤 사람을 동경했다는 소리를 들었습니다."
"용사. 와같은 사람이라더군요."
카스티아:그 말에, 굳어진다.
용사, 용사라...
그래, 어쩌면 그럴지도.
바보고, 멍청이에 얼간이였지만.
그녀석은, 올곧고, 앞으로 나아가는 녀석이었다.
에반:"그런이를 동경하다면, 적어도 나쁜 사람은 아닐터입니다."
"또, 당신은 누군가가 진심으로 목표라 선언할만큼의 가치가 있는 사람입니다."
"그리고, 대뜸 찾아온 녀석을 집안으로 들여 이야기를 들어보는 사람이죠."
"때문에 온전하진 않더라도, 믿을만한 사람이라고 생각하고있습니다."
이때까지 그녀에 대해 들은것들을 떠올리며
그녀에 대해 품었던 감상을 나지막히 읊었다.
에반:처음에는 말을 고르듯 잠시 침묵했지만, 이내 술술 내뱉었겠지.
카스티아:아무렇지도 않게 낯부끄러운 이야기를 해대는군.
[ - ]:그러게나 말이다.
카스티아:잠시 시선을 피했다가, 그를 다시금 쳐다본다.
에반:"대답이 되었습니까?"
카스티아:호기심은 동하지만ㅡ
에반:이번에는 이쪽이 뚜렷한 시선을 보내고있었을것이다.
카스티아:아직, 확인해야할 것이 있다.
"...네 목적은?"
"네가 함께 하려는 이와, 함께하는 것?"
에반:"그것은─"
"...어디서 말하지않으시면 좋겠습니다만."
세상에는 할 이유가 없으면 반드시 하는 사람과 하지않는 사람이 있다. 그녀가 전자가 아니여야할텐데.
"일전에, 그녀가 제 목숨을 구해준적이 있습니다."
"잘 기억은 나지않지만, 그때의 감상은 마음에 인과 같이 남아서."
"저도 다만, 그녀가 위험한곳에 있다면 도와주고싶을 따름입니다."
에반:"도움이란 꼭 다른 이보다 잘나야 줄 수 있는것이 아니니까요."
카스티아:그 말에, 눈매가 살짝 가늘어진다.
그건ㅡ
아니, 내가 말하는 것은 멋이 없겠지.
이럴 때면, 스스로가 작가라는 것을 자각한다.
그도 그럴 것이, 이미 그의 이야기를 지켜보고 싶다는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으니까.
솔직하기 짝이 없는 바보에, 목숨을 구해준 이. 그리고 그에 대한 보답ㅡ
카스티아:실로 즐거워 보이는 소재들이 아닌가.
아아ㅡ 제기랄.
참을 수 없다. 충동이 떠오른다.
흡혈귀로써가 아닌, 소설가로써의 충동이.
이래서, 인간을 싫어할 수가 없다.
그들이 자아내는 이야기에 기대하고, 매료되는 것이다.
카스티아:그렇기에, 마음을 정한다.
자신도 어쩔 수 없이 인간을 사랑하고 있다는 것을 자각하면서.
눈앞의 청년이 만들어나갈 이야기에 가슴이 부풀어오르는 것을 느끼면서.
평범이야 말로, 왕도이며 지고이다.
한 작가가 한 말. 이제는 이해가 간다.
마지막으로, 묻자.
카스티아:"책은, 좋아하나?"
에반:"예?"
갑자기 책으로 넘어가다니, 라고 생각했지만 그 원고로 볼때 필히 그녀는 무언가에 어떤 글을 쓰는 사람이였다.
"소설은...좋아합니다만." 상업 소설은 아무래도 귀족층에서는 영 무시받는 경향이 있었다.
때문에 말이 조심스러워지는건 당연지사였겠지.
카스티아:"그래."
짧게 대답하고는, 손을 내민다.
에반:"아."
성공했구나.
본인은 모르지만, 잘만 바뀌는 표정이 환해지며 기꺼이 손을 붙잡았을것이다.
"잘 부탁드립니다."
카스티아:가볍게 흔들고는, 그것을 놓는다.
과거의 인연으로 만나게 된, 또 하나의 바보인가.
어쩐지, 네가 생각났다.
[ - ]:....그렇게, 인연은 맺어졌다. 운명은 만났다. 확실하게, 이 이야기는 시작될 것이다.
....그렇기에, 나는 여기서 새로운 이름을 붙이겠다.
이 이야기는 그럴 가치가 있으니까. 그대들의 여정은 고난과 역경이 가득할터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서 나아갈 수 있을것이다. 그대들은 그런 인물들이니까.
그대들에게 축복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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