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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단의 이야기

EPISODE 04[Part 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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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들은 그렇게 공원을 찾았다. 공원에는 쓰레기가 없고, 시설들이 멀끔히 관리되고 있다.
사람이 몇 명 있지만, 당신들에게 특별히 시선이 쏠리는 일은 없었다.
놀러 온 아이들, 정다운 부부, 짓궂은 형제와 같은 이들이 있을 뿐이다.

루치에 베스페텔로:루치에는 주변 사람들을 보고서 잠시 고민한다.
어떤 생각을 하는지는 알 수 없었다만, 감히 추측하자면 자신의 기질에 대한 생각일 것이다.
그런 사고로 뻗어낸 결론을 내린 것인지.. 인파가 없는 쪽보다는 풍경이 좋은 쪽으로 걸어간다.
이 이야기를 하기에 가장 알맞은 곳.. 각본이 있다면 그것을 낭동할 수 있는 무대로 올라서는 것이다.

[ - ]:무대는 어디였는가?

루치에 베스페텔로:루치에가 보자마자 딱 이거다. 라고 느낀 장소는 공원 중심에서 약간 옆으로 떨어진 작은 벤치.
두 명이 앉기에 적절한 것과는 별개로.. 그녀의 마음을 강하게 잡아 끄는..
다른 곳에서는 없는 어떤 분위기가 있었기 때문이다.
어떤 분위기였는지는 아마도 그대가 보는 그대로일 터. 어떤 분위기가 장소를 감싸고 있었을까?

[ - ]:분위기라고 하는 건 때로는 사소하다. 당신이 그 자리를 고른 분위기. 그것은 어떠한 연애 소설에서 봤던 장면이 떠올랐기 때문이다.
벤치는 조용했으며.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흘러가는 바람의 소리는 울려퍼졌다. 특별한 공간은 아니다.
하지만, 일상적이며, 평화롭고, 온화한 그 분위기가 당신은 마음에 들었을 것이다.

루치에 베스페텔로:일상이라.. 벽 하나 너머라면 떠들석한 박람회에서 평화롭고 온화한 분위기라면 확실히 루치에의 마음을 끌었겠다.
아마도, 루치에가 본 것은 다른 곳과는 톡 떨어져 있는, 마치 [소설에나 나올법한 정원] 이었던 것일까.

[ - ]:그래. 그러했다.
당신은 자연스럽게, 그 자리로 눈길이 향했다. 당신의 주의력은 민감하게 반응했다. 난이도는 2.

루치에 베스페텔로:

rolling 4df+0 #사실 주의력은 없지만 질러봤다

(+-0-)+0 = -1

확실히 소설에나 나올법한 정원이다. 하지만 그것에 혹해 눈치채지 못한 무언가가 있었기는 한 모양인데.
이것이 무엇인지는 언젠가 드러나겠지. 루치에는 그런 묘한, 일상아닌 일상 속 공간으로 토오카를 안내한다.

토오카 레넌클리프:"관리가 잘 되어있네."
토오카는, 공원을 바라보면서 당신과 함께 움직였다.

루치에 베스페텔로:"그러게에. 여기 분위기가 제일 좋다."
그렇게 말하며 조금 곤란하게 웃는다.
지금의 이야기를 온전히 하기엔, 아직 방금 전 비행선에서 있었던 감정이 가시지 않았던 것이다.
그러기에 바로 이어서 "진짜 나쁜 놈들이야. 그지?" 이라고 한숨 섞인 푸념을 내뱉는다.

토오카 레넌클리프:"...루치에, 네가 생각하기에. 그들은 무엇이 그들을 거기로 이끌었다고 생각해?"
토오카는 당신의 한숨 섞인 푸념을 듣고서는 그렇게 물었다.

루치에 베스페텔로:"뭐라고 말해야 할까.. 그런 말 알지? 문장이나 말로 쓰인 단어는 전부 다른 뜻을 가지고 있다라는 말."
"문학 시간에 교수님이 진~짜 엄격 근엄하게 말씀하셨잖아."

토오카 레넌클리프:"그랬지. 그리고, 그 교수님은 설명을 엄청 못했어."
"그래서, 자는 얘들도 많았고."

루치에 베스페텔로:"맞아 맞아. 그래도 내 주변 애들은 그 말 되게 좋아했어. 낭만적이잖아."
"...이것도 그래. 그들이 어디에 끌리는지.. 어렴풋 알고는 있지만.."
"그걸 어떤 단어, 문장, 이유로 설명하려고 하면.."
"중요한 것이 달아날 것 같은 기분."

토오카 레넌클리프:"너는 그랬지. 언제나, 아득히 먼 곳을 바라보고 있었어."
"나는, 볼 수 없던 무언가를, 그렇게나 말이야."
토오카는 정면을 바라봤다. 옆에 있는 당신과 눈을 마주치지 않았고, 당신의 눈에는 그의 옆모습만 보인다.
옆에서 보이는 그의 모습은 겨울철에 태어난 어린 나무처럼 보였다. 어디 몸 기댈 곳도 없고, 챙겨줄 이도 없는 아이와 닮았다.
마주하지 않은 눈동자에는 깊은 고뇌와 체념이 숨어있다.

루치에 베스페텔로:"으응. 토오카는 대신 느낄 수 있잖아."
루치에는 토오카의 손을 상냥하게 잡는다.
그녀가 교주로써 활동해올동안, 수년간 고민해온 의문이기도 했다.
"...난 볼 수 있지만 느낄 수는 없어. 그래서.."
"그들을 이끄는 것... 비유하자면 제일 가까운건 역시 별일까?"
루치에는 나지막히 말했다.

루치에 베스페텔로:"갑자기 뜬구름 잡는 소리는 미안. 그래도 지금부터 설명할 이야기에서.. 토오카만 알 수 있는게 분명 있을거야."

토오카 레넌클리프:"…그래. 그렇겠지."

루치에 베스페텔로:"으... 역시 이야기를 한다면 교단 시절부터겠지? 다른 사람한테 말하는건 처음이라 설명을 제대로 할 수 있을진 모르겠네."

토오카 레넌클리프:토오카는 당신의 말을 묵묵하게 들었다.

루치에 베스페텔로:이 이야기는 결국 한 권의 책에서 시작되었다. 부모님이 물려주신 낡은 책이다.
그것을 읽게 된 이후부터 루치에는, 자신도 알 수 없는 것들이 보이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무언가가 보인다는 것은 새로운 감각이다. 눈을 감고 인도를 걸으면 몇 걸음 내딛고서 다음이 두려워지듯..
어떤 것의 결과가 보인다는 것은 종국엔 그녀의 행동, 사고방식 등…많은 것을 바꿔버렸다.
하지만, 어렸던 그녀는 그것이 나쁘지 않다고 생각했다. 눈을 감은 누군가를 도와주기 위해 손을 뻗어야겠다고 생각하는 것도 당연했다.
나머지는 그것에서 뻗어나가는 이야기들이다. 자신이 손을 잡았던 누군가가 역으로 자신의 손을 잡아 당겼던 것.

루치에 베스페텔로:그 인물이 아테니스이며 최근에 백화점에서 만났다. 한 번, 다른 사람을 통해서나마 눈을 떴던 그들은 이미 보이지 않았던 것을 알고 있다.
몇 걸음... 아니, 아테니스는 똑똑한 사람이니까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을지도 모를 일이다. 더 이상 장님의 두려움은 없을지도.
그렇기에 지금까진 대화할 수 있는 때를 기다렸다. 하지만.. 그들이 토오카는 물론, 루치에의 주변에서 서성거리기 시작한 것은 솔직히 말하자면..
"...불쾌해. 지들이 뭔데? 왜 나나 토오카를 괴롭히려고 하는거야."
그렇게 말하며 루치에는 아는 것을 모두 토오카에게 전했다.
이러한 전달 방식은 상당히 폭력적이다. 루치에도 그것은 알고 있었다.

루치에 베스페텔로:그럼에도 왜 그 자리에서 토오카를 말렸는지에 대한 이야기까지 모두 마친 뒤, 그녀는 조용히 토오카의 안색을 살폈다.
"...이렇게 말할 수 밖에 없어서 미안해." 라고 다독였다.

토오카 레넌클리프:토오카는 그러면, 눈을 잠시 감았다.그리고서는, 당신의 말을 계속해서 듣고난 뒤에 한숨을 뱉었다.
"...납득이 되네. 알고는 있었어. 너는, 어디선가 결과를 보고 있다는 걸."

루치에 베스페텔로:"너무 티났지? 헤헤."

토오카 레넌클리프:"하지만, 그럼에도…"
"나는, 루치에가 평범하기를 바랬어. 그게 내 소원이었으니까."

루치에 베스페텔로:"평범.. 글쎄."
"난 지금의 내가 제일 평범한 상태라고 생각해. 진짜로."

토오카 레넌클리프:"...그럼, 이제는 어쩌고 싶어?"

루치에 베스페텔로:"별자리를 항해하는 배는 바람에 몸을 맡겨.."
"나, 어디까지 갈 수 있나 나아가보고 싶어."
"이제는 모두의 손을 잡고 이끄는게 아니라.. 내가 보고 닿을 수 있는게 어디까지인지 알아보고 싶어."
그러며 쥐고 있던 토오카의 손을 꼭 잡는다.
"아테니스가 보고, 그녀가 생각하고 있는건 이 세상의 일부라고 생각해. ...물론 그 사람 나보다 훨씬 똑똑하긴 하지만."
"오히려 그렇기 때문에 무서운 사람일거야.. 원하는걸 위해선 무슨 짓이든 하려고 할 사람이니까."

루치에 베스페텔로:"따돌리고 싶어. 그녀가.. 아무리 노력해도 절대 닿을 수 없는게 뭔지 보여주고 싶어. 그래서 포기하게 만들거야."
그녀는 냉담하게 말했다.

토오카 레넌클리프:토오카는 입술을 깨물었다.
"…그렇구나. 그렇지만, 루치에. 너는."
"교단에게서 멀어지는 게 행복일지도 몰라. 너가 그들에게 책임을 느낄 이유도, 마주서야 할 이유도 없어."
"그 망할 놈들 네 별에 홀려서 모여든 나방에 불과하니까."
"하지만, 너의 말은 마치…"
"그들을 포기할 수 없다는 것처럼 들려."

루치에 베스페텔로:"그 사람들은... 결국에는 한 번 눈을 뜬 사람들이야."
"나는 보기밖에 못하니까, 아마 내가 아는 것보다도 많은 것을 알고 있을거구."
"책임이라고 해야할까.. 벗어날 수 없는거야. 아무리 꽁꽁 숨어도 어둠 속의 빛은 어디에서나 보이니까."
그래서, 광휘로 눈을 멀게 해버릴거라는 의도다. 차마 거기까지는 입에 담지 않았지만 담담하게 말하는 그녀의 살벌한 의지는 충분히 전해졌을 터이다.
"포기나 책임이 아니야. ...섭리야. 태초로부터 하늘을 보는 사람이 있듯.."
"늦은 밤 떨어진 바늘을 찾기 위해 불을 켜듯.."

루치에 베스페텔로:그럴싸하게 말은 하지만, 근본적으로 어딘가 꼬여 있는 괴변이며. 하물며 어려운 이야기이다.
어느 정도 교육을 받은 입장인 루치에도 자신이 하는 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는 충분히 이해하고 있을테다.
그럼에도 이러한 이야기를 토오카 앞에서 한다는 것은 토오카에 대한 신뢰일까. 아니면 정말로 막아주길 원하는 것일까.
답은 루치에만이 알겠지. 그녀는 그렇게 말하고는 심호흡을 했다.
"...이상, 베스페텔로의 미래계획 1부였습니다."

토오카 레넌클리프:"....."

루치에 베스페텔로:"혹시 나, 싫어지지 않았어?"

토오카 레넌클리프:"조금은 그렇게 됐어. 하지만, 복잡한 기분이야."

루치에 베스페텔로:"응.."
그녀는 담담하게 대꾸했다만, 말꼬리가 아쉬움으로 늘어지는 것은 숨길 수 없었던 모양이다.

토오카 레넌클리프:"─가슴이 아파. 뜨거울 정도로 아파. 하지만, 납득할 수 있지만, 납득할 수 없어."

루치에 베스페텔로:"책이 있다면.. 쓴 사람이 있겠지?"
"...지금 당장 떠오른건 그거야. 그래서 책 이야기... 했던거였고."
"..."

토오카 레넌클리프:"어디까지 가보고 싶다고 했었지? 아마도, 아직은…"
"자세한 계획이 없을거라고 생각해."

루치에 베스페텔로:"토오카 너 진짜 날카롭다... 실은 그래서 고민이야."

토오카 레넌클리프:"차후에 이야기를 해보자. 그리고...."
"나도 이야기를 하나 해야할 거 같아."

루치에 베스페텔로:"듣고 싶어."

토오카 레넌클리프:토오카는 텅 빈 눈동자로 푸른 하늘을 본다. 무엇하나 담겨있지 않은 빈 그릇과 같은 눈동자에 하늘이 담긴다.
하늘의 구름이 넘실넘실 채워지고 있는데도 토오카의 마음에는 한 점의 감상도 없다.
"…나한테 궁금한 거 없었어?"

루치에 베스페텔로:"무지무지 많아.. 맨날 숨기기만 하고."

토오카 레넌클리프:"알려줄게. 내 이야기를 하려면 그거부터 듣지 않으면 안될테니까."
"물어봐."

루치에 베스페텔로:"토오카에 대해서라면 다 알고 싶어. 고민부터.. 하고 싶은 것까지."

토오카 레넌클리프:"....너무 방대한 걸. 하지만, 듣고나면 후회할지도 몰라."
"그렇다고 해도?"

루치에 베스페텔로:"당연하지."
내 걸로 만들고 싶으니까.. 라는 탐욕의 눈동자를 빛낸다. 뭐, 연인끼리라면 좋은 일일까?

토오카 레넌클리프:"무엇부터 이야기를 하는 게 좋을까…"
토오카는, 지갑속에서 오래된 사진을 하나 꺼냈다.
그 사진에는 어릴적의 토오카와 가족이 있었다.

루치에 베스페텔로:사진에 주목하여 신기해하듯 바라본다.

토오카 레넌클리프:평범해보이는 사진이다. 옆에서 보는 당신도 그리 느꼈다. 평범하게 보이지만, 가족과 함께 있는 토오카는 웃고 있지 않았다.
"─가족은 죽었어."
"하지만, 죽은 건 사고에 의해서가 아니야."

루치에 베스페텔로:루치에는 담담히 듣는다.

[ - ]:루치에.
이 뒤는 정말로 돌아갈 수 없다.
내가, 이렇게까지 경고하는 것은 이유가 있다. 그의 내면, 그의 과거, 그의 삶.
그것을 알아버리는 순간, 당신들의 평온한 일상은 다른 의미로 바뀌게 된다.
그래도, 좋은가?

루치에 베스페텔로:이제와서 물어보는거라면.. 너도 정이란게 있거나, 내가 이야기한게 제대로 전해지지 않았거나.

둘 중 하나겠네.

[ - ]:....물어볼 필요도 없었군.

그래, 그렇다면야.

토오카 레넌클리프:"…"
"내가 죽였어."


루치에 베스페텔로:"....어째서?"

토오카 레넌클리프:"나도 내가 이상하다는 자각은 하고 있었어."
"언제나, 원하는 건 내 손에 있었고. 내가 못하는 건 없었으니까."
"수석을 놓친 적도 없었고, 배우면 뭐든지 잘했지, 기억하고 있지?"

루치에 베스페텔로:끄덕인다.

토오카 레넌클리프:"내가 몰랐던 것이 있다면, 이 세상에서 너무 다르면 문제가 생긴다는 점이야.
예를 들어, 너무 뛰어난 성적으로 시험을 통과해서 정부에 주목을 받는다…혹은,
어린아이는 이해할 수 없는 계산서, 내역서, 이론서, 보고서…그러한 것들에 관심이 많다던가,
사람의 성질을 쉽게 분류하고, 판단할 수 있다던지 말이야."

"눈치가 너무 빨랐을까, 아니면 이해력이 좋았을까? 아버지를 자주 찾는 어른이 경찰이 아니란 사실은 금방 알았어."
"어머니가 정부의 눈을 피해서 불법적인 일을 하고 있다는 점도 알 수 있었지."
"그런 사실을, 나는 너무 빨리 알아차려 문제가 생긴거야."

루치에 베스페텔로:"언제부터...?"

토오카 레넌클리프:"12살."
"정확하게는, 그 전부터 알고는 있었어. 하지만, 문제가 생긴 건 그때부터였어."

루치에 베스페텔로:루치에는 계속 이야기를 듣는다.
다만, 아까부터 잡고 있던 손은 놓지 않은 채다.

토오카 레넌클리프:"나의 세계는 회색이었어."
"세계는 재미가 없었어. 그 무엇도 재미가 없었지. 전부 시시했고, 나에게는 지루한 일이었어."
"아무래도 좋았고, 내가 얻지 못하는 건 없었으며, 원하는 것조차도 없었으니까."
"…그런데, 너를 만나고 난 뒤에. 정확히, 너를 의식하기 시작한 순간부터."
"너는, 색이 있었어."

"…그렇기에, 나를 무서워하던 아버지를. 사실은, 뒤에서 범죄자들의 뒤를 봐주던 아버지를."
토오카 레넌클리프:"그리고, 나를 팔아넘기려고 했으며, 실제로는 그리 다정하지 않았던 어머니를."
"쏠리는 이목과 지나친 영특함을 가진 자신들의 친자식이 아니던 그 아이를."
"…죽이려는 부모에게 죽을 수 없었어."
"그래서, 죽였어."

루치에 베스페텔로:"괜찮아."
루치에는 그런 한 마디만을 말했다.

토오카 레넌클리프:"지금도 여전히 세계는──, 아니, 그래도 나아졌네. 지금은 그 시절보다는 색이 있으니까."
"루치에."
"나에게는 너뿐이야. 너를 위해서, 나는……여태까지 살아왔어"

루치에 베스페텔로:"여태까지 그렇게 봐주고 있었구나. 고마워."
"우리들 되게 운명적이다. ...보통 다른 사람들이면 서로 질겁을 할텐데."
"괜찮을거야. 믿... 으라고는 하지 않을게. 이제는 교주 안할거니까."
"그래도.. 나는 토오카가 무슨 일을 겪고, 뭘 해왔더라도.. 지금 내 옆에 있는게 기뻐."

토오카 레넌클리프:토오카는 고개를 숙였다. 그 어깨는 왜소했다. 당신이 보아온 어느때보다도.
"...이게, 진실이야. 정말로, 그걸로 좋아?"

루치에 베스페텔로:"토오카. 진실에 있어서 나... 좋고 나쁨은 사실 몰라."
"볼 수는 있지만 느낄 수 없다고 했지? ...마찬가지야."
"분명 슬픈 일인데... 아프고 고통스러운 일인데도.. 좋고 나쁘다를 고를 수가 없어."
"말했지? 토오카가 물어본거, 사실은 토오카가 더 잘 알고 있을거야."
그렇게 말하며 루치에는 토오카의 어깨에 팔을 감아준다.
그녀가 할 수 있는건 지지해주는 것 뿐이다. 무언가를 대신 짊어질 수는 없는 노릇이다.

토오카 레넌클리프:"설명해야할 게 많은데, 겨우 이 정도를 이야기를 했다고."
"…이렇게 되어버렸네."
토오카는 쓰게 웃었다.

루치에 베스페텔로:교단에서도 많은 일이 있었다. 말해두지만, 토오카의 경험을 다른 이들의 경험에 빚대 바래려고 하는 것은 아니다.
오히려 그렇기에, 루치에는 토오카가 처한 상황을 누구보다 더 자세히 볼 수 있을 것이다. 본인 표현대로.. 그것을 느낄 수는 없지만.
그렇기에 루치에도 답답하다. 언제나처럼 그의 눈을 보고 '잘 될거야' 라고 말할 수도 없으니까.
좋은 말로 분위기를 풀 수도 없다. …아마 힘이 관계하겠지.
토오카를 다독이는 것도 없다. 힘이 관계하겠지.

토오카 레넌클리프:토오카는 당신의 손을 꽉 쥐었다.

루치에 베스페텔로:"...후회해서는 나아갈 수 없어. 언제까지 비관하지도 못할 일이야."
"토오카가 내린 대답.. 쭉 듣고 싶어."

토오카 레넌클리프:"…잘 될거야."
"잠깐만 쉬다가 돌아가자. 아무래도, 일정이 있기는 하니까."
토오카는 냉정을 되찾았다. 정확하게는, 그렇게 할 수 밖에 없었다는 표현이 옳았다.

루치에 베스페텔로:"아까도 말했지만 난 집도 좋아?"
그렇게 말하며 루치에는 발칙하게 웃는다.

토오카 레넌클리프:"내가 여기에 있는 이유는 내가 한 때는 이 곳에서 일했기 때문이야."
"엄연히, 돌아갈 수는 있지만…"
"돌아가면, 나중에 한 소리 듣게 되더라고."

루치에 베스페텔로:"...바보야. 멋있는 장면인데 한 소리 듣는다는 이유는 진짜."
기사님의 배짱에 감동하려다가도, 마지막 한마디에 루치에는 그만 토오카의 등을 쳐버린다.
하지만 그런 토오카가 좋았다.
한 소리 듣지 않으려고라고 말해주는 기사라. 어딜 가서 이런 사람을 만날 수 있을까.

그녀는 "이... 분위기 파괴자..!" 라고 토오카에게 사소한 펀치를 날리며..
낭만적인(?) 쉬는 시간을 보냈던 것이다.

[ - ]:그렇게, 당신들은……
이 공원에서, 그렇게 일상을 보냈다.
진실을 알아도, 그러한 일상이 흔들리지 않는다는 증명이었을지도 모른다.
서로에 대한 사랑도 알았으며, 짊어진 무게를 알았다.
그럼에도, 당신들은 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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