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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이야기

EPISOED 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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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재미없는 연극이다. 당신은 딱 잘라서 그렇게 평했다.
평범한 남자의 인생이다. 어디서나 있을 법하고, 어디서나 없는 그런.
언제부터 연극을 보고 있었냐고? 글쎄. 당신은 짐작하기 어려웠다.
흡혈귀는 그러했다. 사람의 생명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며, 그 삶을 주식으로 삼는다.
그 육신을 이루는 것은 자신의 살과 피가 아니라 타인의 피와 살.
자신의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는 거짓된 존재이며, 그 운명도 죽어있다.

[ - ]:카스티아. 당신은 흘러가는 연극을 계속 지켜봤다. 소리도 들리지 않았고, 대사는 있었지만, 감흥이 없었다.

카스티아:언제나 그렇다.
인간의 일생이란, 못 만든 극과 같다.
구성이 좋지도, 전개가 충줄하지도, 하다 못해 장면이 멋지지도 않은 그런 이야기다.

[ - ]:그렇지만, 당신은 인간을 버릴 수 없었다.
이 세상에서 정말로 관심이 없었다면 이끌려나오지 않았을 것이다.
그래. 지금의 광경에서도 보이는 것이 있지 아니한가. 저 바보같은 녀석이 또 무책임하게 쓰러지는 모습이.
혹독한 수련인가. 아니면, 바보같은 반복인가. 단련의 나날은 이어진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 노력은 뜻에 도달할 수 없었다.

카스티아:어리석은 행위다. 결코 닿을 수 없는 것에 손을 뻗는다는 것은.
그러나, 그 어리석음이야 말로 빛날 수 있는 것이기도 하지.
그러한 어리석음을 반복하면서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게 인간이니까.

[ - ]:하지만, 그 누구에도 인정받지 못한다.
형제에게도, 아버지에게도, 타인에게도.
그렇기에, 이 연극은 재미가 없었다.
극복이 없었으며, 희망이 없다. 당연한 결말이 존재하며, 어떠한 반전도 없다.
그리고, 남자는 자신의 집을 나왔다. 결국에는 견딜 수 없었던 탓일지도 모른다.
아니면, 한 순간의 충동일지도 모른다.

[ - ]:그 답을 아는 것은 본인뿐이다. 이 자리에 없으니, 우리는 추측밖에 할 수 없다.
그렇기에, 그는 무모하게 모험을 시작했다.
그 처음은 순조로웠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러하지 않았던 것이 많았으며.
그 모습은 당신의 초짜였던 시절보다도 어설펐다.

카스티아:누구라도 처음은 어설프기 마련이다.
물론 그는 다른 이보다 심하지만.
첫 실패하는 부분은, 처음으로 이 연극에서 웃음이 나올법한 부분이겠지.
실소에 가까운 웃음이겠지만.

렌필드 나이히하르트:"어설프네? 그치?"
당신의 곁에서 그 광경을 보는 다른 이가 있었다.
당신에게는 오랜만에 보는 얼굴이었으며, 친숙한 얼굴이었다.

카스티아:눈만을 돌려 그를 바라본다.
환상인가, 허깨비인가, 실제인가.
뭐, 그런 것은 중요하지 않겠지.
극의 앞이다. 관객으로 앉은 이상 눈을 돌리는 것은 실례니까.
다시 무대로 시선을 돌린 채, 입만을 연다.
"...언제나처럼."

[ - ]:남자는 다시 걸었다. 계속 걸어갔다. 그 결말에는 황금의 마녀와 낡은 숲이 있었다.

카스티아:그나마 볼만한 부분이 오는 것 같군.

[ - ]:남자는 죽어있었다.
연극이 망가진다. 다시 망가지고, 다시 재생된다.

카스티아:흐음ㅡ
과연, 계속 보도록 할까.

[ - ]:남자는 황야의 요새에 있었다. 그 곳에서 그는 투쟁했다. 홀로, 그리고 또 홀로.
태양의 위광에도 굴하지 않았다. 영웅의 앞에서도 포기하지 않았다.
거대한 재앙에도, 거대한 저주에도, 이질적인 세계에도.
계속해서 검을 휘둘렀다.
하지만, 그 곁에 있는 것은 무엇이던가.
남자는 결국 살아남았다. 그리고, 뒤를 돌아봤다.

[ - ]:그 길에는 황량한 전장의 시체들과 폐허만 있었을 뿐이다.

카스티아:무엇에도 보답 받지 못하고, 그 끝은 고독히 황야에 남는가.
비극이다. 허나 그 정도의 감상 뿐.
동정도, 애틋함도, 희락도, 유열도, 슬픔도, 느끼지 않는다.

[ - ]:세월이 흘렀다.
그 다음에는 남자는 세상의 끝이라고 불리는 곳에 도달했다. 어떠한 연유로 가게 되었는지는 알 수 없었다.
그리고, 그곳에서 황금의 마녀를 만났다.
남자는 마녀를 사랑했지만, 마녀와는 공존할 수 없었다.
그렇기에, 죽였다.
그는 다시 되돌아보았다.

[ - ]:....이제는 시체도 없었다.

카스티아:극의, 끝인가?

[ - ]:.....마지막 장면이 남았다.

카스티아:그렇다면, 기다린다.
이 졸작의 끝을 지켜보자.

[ - ]:남자는 망가진 세계를 직시했다. 자신이 할 수 있는 일은 이제 없었다.
하지만, 세계는 망가지고 갈라졌다.
대지에는 균열이 일어났고, 하늘은 무너졌다. 모든 세계가 파괴되고 있다.
남자는 깨달았다.
─────아아, 내가 했구나.
그제서야, 남자는 처음부터 잘못됐다는 사실을 알았다.

[ - ]:그렇지만, 자신은 그렇게 결심하지 않았던가.
남자는 검을 들었다.
마지막 묘비를 세워야 할 때였다.
그는, 세계를 갈랐다. 이윽고, 세계는 사라졌다.
그리고, 남자는....
하늘을 보았다.
:".....이게, 결말이다."
"나는, 이제는....."
"아니, 처음부터."
"나의 존재는 잘못되어 있었어."

[ - ]:남자는 고개를 저었다. 그리고서는, 자신의 운명을 끝냈다.
그래. 남자에게는.
더 이상의 반복은 없겠지.

카스티아:아아ㅡ
조용히, 눈을 감는다.
막이 내리는 소리가 들려오겠지.

렌필드 나이히하르트:"...여기가 너의 집이구나. 소박한 걸."
능청스럽게 말하면서 의자에 앉았다. 낡은 의자에서 삐꺽이는 소리가 들렸다.
그래. 당신의 오래된 집이다. 그리고, 당신에게 이름을 내려줬던 이 남자는 당신을 보고서는 가볍게 웃었다.

카스티아:"사치는 취미가 아니니까."
의문은 많지만, 그것에 집착할 정도로 어리진 않다.

렌필드 나이히하르트:"카스티아. 잘 지내고 있었는지 모르겠네. 어떻게 지냈니?"

카스티아:"언제나처럼."
그리 말하며, 커피를 끓여온다.
한 잔을 따라 들이키고는, 남자를 바라보겠지.

렌필드 나이히하르트:"예전보다는 말이 없어졌구나. 한 때의 너는 말이 많았는데."

카스티아:"어떻게 온거지."

렌필드 나이히하르트:"글쎄. 그게 중요한 건 아닐꺼야. 내가 진짜일까?"
"가짜일수도 있어. 어쩌면, 너의 의식속의 존재인거지."

카스티아:"그래서?"
그게 과연 중요한 것일까?
실제든, 자신의 기억이든, 전혀 다른 환상이건.
적어도 무엇이 되더라도 눈앞의 남자가 하려는 것이 달라지지는 않을 것이다.
언제나처럼, 뜬구름 잡는 소리를 하겠지.
그게 그라는 남자니까.

렌필드 나이히하르트:"이야기를 해보자. 너의 바보같은 짓에 대해서."
"안타까운 일이야. 아무거나 집어먹지 말라고 교육했던 게 의미가 없었던걸까."

카스티아:"교육자가 교육자인지라."
비꼬듯이 말하고는, 생각한다.
아무거나 집어 먹은 것 같지는 않다고 생각하지만.
적어도, 눈앞에 있는 극상의 디저트를 '아무거나'라고 하지는 않지 않는가.

렌필드 나이히하르트:"이제, 너의 운명은 너의 것이 아니야. 운명을 먹는 존재가 운명을 구속당하다니."
"아이러니한 일이야."

카스티아:"무슨 말이지?"

렌필드 나이히하르트:"흡혈귀는 존재를 먹어. 자아를 먹지. 그리고, 운명론적인 존재야."
"이 이야기는 내가 너에게 많이 했었지. 기억하고 있어?"

카스티아:"귀에 딱지가 앉도록 들었지."

렌필드 나이히하르트:"그렇기에, 흡혈귀에게 운명은 중요한거야. 뜬구름을 잡는 소리겠지만."
"하지만, 운명이 없는 자를 잡아먹을려고 했으니, 당연히 먹을 게 없지."
"카스티아."
"너는 잡아먹힌거야. 잡아먹은 게 아니라."

카스티아:그 말에, 잔을 쥐고 있던 손이 굳어진다.
잡아 먹힌다라...
과연, 그 달콤함은 벌레를 잡아먹기 위한 식물의 독이었나.
이해는 했다. 납득도 마쳤다. 그 뒤에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들은 별개지만.

렌필드 나이히하르트:"그 친구에게 운명은 없어. 정해지지 않았다. 라는 게 아니야."
"그런 낭만적인 이야기라면 응원했겠지."
"운명이 없어."
"과거에도, 현재에도, 미래에도. 어떤 운명도 없다고."
남자는 당신이 끓여준 커피를 마셨다.
"음~. 맛은 좋네."

카스티아:운명이 없다, 라...
가능한 일인가?

렌필드 나이히하르트:"그렇기에, 잡아먹힌거야. 하지만, 아이러니한 일이야."

카스티아:눈앞의 남자가 현실이라면, 아마 사실일 것이다.
내 기억이 만들어낸 존재라면, 나 자신이 그리 판단했다는 뜻일테고.

렌필드 나이히하르트:"정작, 너가 이렇게 되다니. 세계의 장난인걸까. 아니면, 기계장치의 장난일까."
"아니면, 동화의 장난일수도 있겠네."
남자는 그렇게 말하면서 당신의 표정을 살폈다.

카스티아:천천히, 떠오르는 생각과 감정들을 정리한다.
그다지 격렬한 것들은 아니었군.
"마치 일이 복잡해진 것처럼 말하네."
"그래서, 난 어떻게 되는거지?"

렌필드 나이히하르트:"정답이야. 이해가 빠르구나."

카스티아:"내가 먹어치운 이들처럼, 내가 사라질 차례인가?"

렌필드 나이히하르트:"원래부터 복잡하게 얽혀있었어."
"에이, 그럴리가 없잖아~."
"간단한 설명부터 할께. 비록, 많은 것을 설명할 수는 없지만."
"이 세계는 많이 혼란해. 하지만, 그것은 내적 요인이 전부가 아니야. 외적인 요인도 존재하고 있고, 저 소년은 내적 요인이라고 봐야겠지만."
"복잡한 실타래가 꼬여있어."
"하지만, 거기에 이제 네가 들어간거야. 이제, 너도 꼬일 차례인거지."

카스티아:그러고보면, 극의 마지막에 세계는 멸망했었지.
세계를 멸하는 짐승이라도 된다는 건가, 자신이 피를 빤 소년은.
"무대 위로 끌여들여진 관객이라는건가."
자신의 처지에 대한 유추를 내뱉는다.

렌필드 나이히하르트:"그 소년은 죄가 없어. 오히려, 우연하게 휘말렸을뿐이야."
"뭐, 너에게는 좋은 일일지도 몰라."
"너의 운명은 변하지 않을 예정이었으니까."
남자는 자리에서 일어난다.
"자식을 독립시키는 부모의 심정은 이런걸까. 감회가 새로운걸."

카스티아:"부모라도 된 적이 있는 것처럼 말하네."

렌필드 나이히하르트:"하하. 피는 이어지는 법이니까. 우리들은 전부 그렇잖아?"
"마지막으로 할 말이 있어. 이건 중요하니까 기억해둬."
남자는 문까지 걸어갔다. 그리고, 문의 손잡이를 잡고서는 열었다.
그리고서는, 당신을 붉은 눈동자로 마주했다.
"작별이야, 다시 볼 수 있다면 보자. 그럴 일은 없겠지만."
그리고서는, 그 모습은 사라졌다.

카스티아:그러면, 문을 보고는 잔을 내려두며 말한다.
"...당연한 소리를."

[ - ]:당신은 정신이 어지러워지기 시작했다. 아니, 다르게 말하자면.
이제, 꿈이 끝날 시간이 되었다는 이야기겠지.
잔을 내려놓고, 당신은 쏟아져오는 졸음에 몸을 맡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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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당신은 머나먼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이것은 당신의 과거가 아니다. 그 사실을 깨닫는 것에는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모험의 일부다. 어떠한 광경이라고 할 수 있을까. 만티코어는 아니었다. 포울리엄도 아니었다.
하지만, 이것은 그녀가 겪어왔던 광경의 일부겠지.
흔들리는 배의 진동이 느껴진다. 당신도 배의 위에서 이 축제를 보고 있었다.

에반:처음에는 의아했을것이다. 흡혈이란게, 쌍방향이 기억을 볼 수 있는것인가? 하고.하지만 이내 주변 상황에 집중했겠지.
그리고, 왠지 모르게 움직일 수 있는것인가? 라는 기분이 들어 몸을 움직여보려 했을것이다.

[ - ]:그래. 무리없이 가능했다.
그리고, 당신에게는 그녀가 보였다. 그녀는 한 남자와 같이 배를 타고 있었다.
지금과는 다름이 없다. 라고, 말하기에는 무엇인가 달랐다.
분위기가 달랐다. 표정이 달랐다. 모습이 달랐다.
그 사실을 관찰하는 당신은 깨달을 수 있었다.
인간답다. 라는 말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인간은 아니겠지만.

[ - ]:옆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보이지 않았다. 마치, 지우개로 지워낸 것마냥.

에반:그녀가 저런 생기있음을 풍기면서 옆에 있을만한 사람은 하나밖에 떠오르지않았다.
분명, '용사'라고 우스갯소리처럼 포크 케이크가 말한 그 남자겠지.
동시에 아마도 그녀의 생에 중요했을 사람의 얼굴이 기억 속에서 지워져있다는점에 의문을 품었을지도 모르겠다.
그런 의문이 들면 축제의 인파에 섞여 조금 더 앞으로. 관찰을 위해 그들에게 다가갔다.

[ - ]:....이윽고, 장면이 변환됐다.
당신이 선택과는 관계없이, 보고 있던 광경이 허물처럼 사라진다.
그들은 많은 여행을 했다. 당신이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그리고, 많은 것을 경험하며, 많은 것을 이뤄왔다.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자는 죽었다.

[ - ]:남자의 시체가 보였다. 여자는 그 옆에 있었다. 임무는 끝났다.
하지만, 그럼에도 여자는 남자의 피투성이가 된 시체의 옆에서 일어나지 않았다.

에반:...그러니까, 죽은것이군. 눈썹의 한쪽을 치켜올린채 그 모습을 바라봤을것이다.

카스티아:조용히, 이제는 숨을 내쉬지 않는 시체를 바라보고 있겠지.
그 얼굴에, 감정은 떠올라 있지 않을 것이다.
굳이 찾자면, 의문이겠군.

[ - ]:...차갑게 식어간 시신, 그리고 이제는 남지 않은 생명.
하지만, 그 뒤에 남아있는 자신.
셀 수 없는 생각들이 교차한다. 그 광경을 에반은 지켜보고 있었다.
그리고, 에반은 그제서야 깨달았다.
에반은 그녀가 울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아니면, 울지 않고 있다고 생각했을까.

에반:울고있다. 그렇게 생각했을 것이다. 비록 표정은 이곳에서 보이지않고, 흐느끼는이 특유의 움직임도 보이지않았지만.
요 몇시간 보아온 그녀보다 저 남자의 옆에 있는 그녀는 훨씬 인간다웠기에.
소리도 없이 눈물을 흘리고있는것이 아닐까. 라는 추측을 조심스레 하고 있었겠지.

[ - ]:...뭐, 본인만이 알겠지. 그리고, 그제서야. 당신은 위화감을 느꼈다.
어째서, 나는 이 광경을 보고 있지?
그런 의문이 들었을 것이며, 그 다음에 드는 생각은.
이 다음에는 무엇이 있는가? 다.
무엇이 있다고 생각하는가?

에반:글을 쓰는 모습, 혹은 실의에 빠진 모습, 그것도 아니라면 여전히 무언가. 그래. 마케니의 표현을 빌리자면 '희망'을 찾아 헤매는 모습.
그런것이 보여질것이라고 단편적인 정보들로 생각했을것이다.

[ - ]:그럼, 희망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그리고, 어째서 이 광경을 보고 있는가?
그 답은, 다음의 광경에서 알 수 있었다.
─────어두운 거리다. 어두우며, 어둡고. 익숙한 광경이지만, 익숙하지 않은 거리이다.
희망이라는 것은 무엇인가? 흡혈귀의 실의라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그리고, 소중한 것을 잃은 자에게 남는 것은 무엇인가?

[ - ]:에반, 당신은 보았다. _흡혈에 미쳐있는 그녀_를.
이것이 실제인가, 아닌가. 그것은 별로 중요하지 않다.
하지만, 이제서야 던지는 질문이다만.
흡혈귀는 인간인가? 괴물인가?

에반:글쎄.
내 생각에, 흡혈귀는 그 중간선상에 있는 무언가라고 본다.
애초에 실제로 목격한 흡혈귀란것은
카스티아 그녀밖에 없기에 단정할 수 없지만.
확실한것은 저 모습이 인외의 풍경이란것이였다.

[ - ]:그녀는 당신을 눈치챘다. 그리고, 그 붉은 눈동자와 탐욕스러운 욕망을 숨기지 않았다.
당신은 깨달았다. 당신의 손에 검은 있다. 하지만, 저것에게 ─────.

에반:이 평범한 검이 통할까. 라는것이겠지.

[ - ]:그것은 당신이 하기 나름이겠지.

에반:대체 어디서부터 꼬인것인가.

카스티아:인간을 잡아 먹는 것은 괴물.
괴물을 쓰러트리는 것은 인간.
그렇다면, 괴물도 인간도 아닌 자는 어떻게 될 것인가?

에반:깊은 한숨이 새어나오고 붉은 눈길에 마주하듯 검을 뽑아 고쳐세웠다.
시작은, 자루를 당겨 몸을 보호하며 칼 끝이 하늘을 향한 자세였다.

[ - ]:상대방은 적의를 보여냈다. 이름을 잃은 흡혈귀여.
저것은 먹이인가? 적인가?
아니, 그 전에.
갈증이 당신을 자극한다.
너의 운명에 굴복하라. 너의 본능대로 움직여라!

카스티아:명령하지 마.
우리에게 운명 따위는 없으니까.
그게 흡혈귀니까.
그러니, 이것은 어디까지나ㅡ
내가, 사냥하고 싶은거야.
송곳니를 드러내며, 눈앞의 먹잇감에게 달려든다.

카스티아:목을 물어뜯고, 붉은 생명의 액체를 들이마시기 위해.

[ - ]:카스티아의 공격 판정. 이 판정은 흡혈귀 기능으로. 에반은 방어할 것인가?

카스티아:6

에반:방어하자. 먼저 달려들것이라는것을 예상하고 취한 자세였으니까.

3

[ - ]:그러면, 당신은 반응할 수 없었다. 바로, 흡혈귀의 사나운 손길에 밀렸다.
흡혈귀여. 어떻게 밀어붙였는가?

카스티아:힘으로, 벽으로 그대로 박아넣듯이 밀어붙인다.
마치 도살장에서 가축을 도축하듯이, 목을 붙잡고는 저항할 수 없도록 하겠지.

[ - ]:───에반, 그렇게 당신은 제압당했다. 이대로라면, 남김없이 피를 흡혈당할 것이다.
마지막 기회다. 어떻게 저항하겠는가?

에반:목을 틀어잡히고, 뒤에 벽이 있다는것을 안 순간 단련된 기술은 생각보다 더 빠르게 판단을 내렸다. 그대로 몸을 눕히며 발로 그녀의 복부를 밀어내 자신의 몸을 지렛대 삼아그녀를 뒤로 날려버리거나, 혹은 좀 더 유리한 위치를 점하고자 하였다.

[ - ]:무술로 판정. 난이도는 현재의 흡혈귀의 흡혈귀 기능을 기준으로.
난이도는 4로 봐야겠군.
롤.

에반:6

[ - ]:성공이다. 당신은 걷어찼다. 흡혈귀는 갑작스러운 당신의 기술에 밀려났다.
이름없는 흡혈귀여.
당신은 아직도 피를 갈구하는가?

카스티아:물론이다.
이름조차 잃어도
욕망만은 남아있다.
아니, 그것만이 남았다고 할까.

[ - ]:────이것이 흡혈귀다. 이것이 괴물이다. 이것이 운명이 없는 자다.
에반은 그 모습을 보면서 깨달았다. 그들의 본질은 결국에는.
───갈망하는 자들이라는 것을.
에반.
이 꿈에서 그녀를 놔두고 벗어나기를 원하는가?

에반:잠시 생각해봤을것이다. 여기서 그녀를 벤다고 무언가 달라질까?
이 모든것은 꿈일 텐데?

[ - ]:그런가.
그럼, 이 모든 것이 사라져간다. 당신이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 시점에서부터.
애초에, 의미가 없었던 것이겠지.
....꿈이 사라져간다. 그녀의 모습도 사라져간다. 그리고, 당신의 형체조차도.
다만, 당신의 마음을 찝찝하게 하는 게 있었다면.
.....이 광경이.

[ - ]:이 현실이.
단순히, 진짜 꿈일까? 라는 생각이 들었다는 사실이다.

──────────────────

[ - ]:머리가 아프다. 당신들이 침대에서 깨어난 것은 동시였다. 둘 다 신음을 흘렸겠지.
에반은 나른한 감각을 느꼈다. 온 몸의 기운을 다 소진한 기분이었다.
카스티아는 알 수 없는 충족감을 느꼈다. 마치, 무엇인가 이뤄낸 기분이었다.
보이는 천장은 익숙한 건물의 것이다. 그렇지만, 방의 생김새는 익숙하지 않군.
그 와중에, 당신들은 거대한 침대에서 같이 누워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카스티아:"...?"

에반:어느정도 상황이 파악되면 비실거리는 움직임으로 유달리 지근지근거리는것같은 목을 부여잡고는 몸을 일으켜보려한다.

카스티아:잠시 의아하게 생각했다가, 이윽고 관심을 버리고는 몸을 일으킨다.

[ - ]:에반과 카스티아는 겨우 몸을 일으킬 수 있었다. 몸에 둘 다 힘이 없다. 느끼는 감각과 기분은 좀 다르겠지만.
그리고, 그제서야 당신들은 동시에 서로가 몸을 일으켰다는 사실도 깨달았다.

에반:"후우....."

카스티아:...? 우연인가?
잠깐 시험 삼아 오른손을 들어올려본다.

에반:나른한 감각때문에 부드러운 침대에 몸을 맡기고 싶지만서도, 품안에 있을 회중시계를 꺼내 시간을 체크했겠지.

[ - ]:다행히도, 이번에는 겹치지 않았다.

에반:움직인 것이 오른손이긴 했지만.

[ - ]:그런 의미에서라면, 타이밍이 어긋낫지만 다시 겹쳤군.

카스티아:미묘한 표정이 지어진다.

에반:그래서, 몇시였을까?

카스티아:뭐... 적어도 몸이 같이 움직인다는 끔찍한 상황은 아니군.

에반:이쪽은 행동이 겹친다는 생각조차 못하고 있는 모양이었다.

[ - ]:시간은 그리 지나지 않았다 ─. 라고 말하고 싶다만, 당신은 변화를 깨달았다.
지금의 시간은 새벽이다.
요는, 반나절을 넘게 지났군.

에반:그래. 분명 마지막으로 기억한 시각은 점심즈음이었다.
어쩌면 날이 지났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했다.

카스티아:이 방에 창문은 있는가?

[ - ]:창문은 있다. 하지만, 커튼으로 가려놨다.
아직은 아침해가 막 떠오르는 시간이다. 당신을 배려한 것인지는 몰라도, 햇빛이 들어오지는 않는다.

카스티아:다행이군.
그러면, 우선은 이 장소가 어디인지부터 알아볼까.

에반:그동안 잠시 기억을 되짚어보고 있었을것이다.
으음, 그러니까. 마지막에 혼절하던 순간까지. 다 기억이 났을까?

[ - ]:그래. 다 기억이 난다.

에반:바보같은 나. 젠장.

[ - ]:당연히, 카스티아도 다 기억하고 있다.
감상은 있는가?

카스티아:단순 감상만 묻는다면, 적당히 흥미는 가는 졸작이라고 답할게.
전부 묻는다면... 글쎄.
이 기분을 뭐라고 표현할지는, 조금 생각해봐야겠는걸.
에반을 바라본다.

에반:머리가 아픈 표정이었다.

카스티아:이전까지의 그와는 다른 느낌이 드는지.
분명 그가 꿈에 나와서 말했었지.
잡아먹힌 것은 이 편이라고.

[ - ]:연결되어 있다. 그러한 것을 확실히 당신은 느끼고 있다.
미약하지만, 분명히 혈족으로 연결되어 있다. 하지만, 그에게도 소질이 있었던걸까.
아직은 인간의 편에 있는 모양이지만...

에반:무슨 말을 해야하지, 무슨 일이 일어난것이지.

[ - ]:자신과 연결되어 있으며, 자신의 것이라는 감각이 카스티아는 선명하게 느껴졌다.

에반:절 죽이려한겁니까? 아니, 이건 아닌것같았다....
이윽고 입을 열었다.
"....일단 묻겠는데, 기억은 다 하십니까?"

카스티아:고개를 끄덕인다.
보아하니 그도 기억하는 모양이네.

에반:"하, 그러니까...."
"뭐라고 말해야할지 모르겠군요."
분명, 죽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그렇지 않은가?
아니, 분명 죽었을것이다. 뭔가...나도 알 수 없는 일이 벌어지지않았다면.
근데, 나는 지금 그녀에게 맹렬한 분노나 적개심이 생기고있을까?

[ - ]:아니.
전혀 그러하지 않았다. 오히려, 알 수 없는 친근감과 호의가 솟아나고 있었다.

에반:그래. 바로 그 부분이 가장 이상한 지점이었다.
잠시 그녀에게 눈쌀을 찌푸리고는, 이유모를 감정으로부터 도망치듯 침대에서 일어났겠지.
"일단, 무슨 상황인지부터 알아봅시다."

카스티아:동의를 표하듯, 다시금 고개를 끄덕인다.
이 편도 완전하게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지 못하니까.
자연스레 이전보다 부드러운 태도를 취하며, 그를 따라 나서겠지.

[ - ]:그런 와중이었다.
당신들이 있는 방에 노크를 하는 소리가 들렸다. 그리고, 들려오는 목소리.

프레야 바나디스 :"...흐응, 슬슬 일어났구나?"

에반:"...!"

카스티아:황금의 마녀인가.

에반:그러면 문을 열었을것이다.
"프레야?"

프레야 바나디스 :그러면, 당신의 옷의 멱살을 잡고서는 프레야는 순식간에 당신을 밀쳤다.
순간, 갑작스러운 충격에 당신은 뒷걸음질 할 수 밖에 없었다.
그녀는 웃고 있지만, 웃음에는 살기가 깃들어 있다.

에반:혹여 그녀가 다칠까 주의하면서도 당혹스러워했겠지.

카스티아:그러면, 곧바로 손을 뻗어 에반의 등을 지지한다.

프레야 바나디스 :"...어디, 설명해볼래? 대체, 이게 어떻게 된 일인지."
서늘하게 그녀는 입을 열었다.

에반:"어...그것이─" 화났다! 서슬퍼런 기색에 어버버하며 입을 열려는 순간 목이 턱 막혔을것이다.
이거, 전부 말하면 큰일나는거 아닌가?

프레야 바나디스 :"저어어어엉말, 놀랐지 뭐야."

카스티아:그럼, 그 사이를 가로막듯이 나선다.

에반:흡혈이라던지....

카스티아:"빨았고, 먹혔다."
"그것뿐."

프레야 바나디스 :"실종이 되서 찾아갔더니 골목에서 목덜미에서 피분수가 뿜어지지 않나, 서로........"
"거기에, 빨았다아아?"
"와, 우리 에반. 사실 바람둥이였네?"

에반:"잠깐, 비약이 너무 많이된것같습니..다..."
"이..일단 진정하세요 프레야."

카스티아:"하지만, 사실."
그러며 틀렸냐는 듯 에반을 본다.

에반:"기다려보십쇼, 맥락이란게 있지 않습니까."
"그리고 실종이라니. 대체 얼마나 지난겁니까?"
게다가 피분수?

프레야 바나디스 :"하루가 지나서 안 돌아오고, 그 다음 날이 되서도 안 돌아와서."
"삼일이 지나서야 발견됐으면 뭐어라고?"
".....지금이 사흘째야. 바보구나. 에반."

카스티아:...3일?
이건 조금 의외군.

에반:"사흘?"
"아니...이런."
정신이 대략 멍해진 순간이었다.

프레야 바나디스 :"이봐요. 붉은 화살씨."
"대체 무슨 짓을 한거에요?"
프레야는 눈매를 날카롭게 빛냈다. 그리고서는, 카스티아를 바라보았다.

카스티아:"..."
슬쩍 시선을 피한다.
3일은... 예상 밖이었기에.

프레야 바나디스 :"당신의 정체에 대해서 제가 모를꺼라고 생각하는건가요?"
"그를 죽일 생각이었나요? 그 피를 마시는걸로?"
한 걸음을 내딛는다. 그 발걸음은 가볍지만 무거웠다.

카스티아:"허락은 받았어. 죽일 생각도 없었고."

에반:"잠깐, 그러면...다 알고있는겁니까?"

프레야 바나디스 :에반의 그 말에 프레야는 미소를 보였다.
"당연히, 이 정도는 기본으로 알고 있지. 저런 유명하신 분인데."
"조사는 해둬야 하는 거 아니겠어? 에반. 순진하구나."

카스티아:"마녀라면, 그 정도는 했겠지."
당연하다는 듯이 고개를 끄덕인다.

에반:그녀가 미소지으면 어쩐지 웃는게 웃는것같지않아
식은땀을 한방울 흘렸을것이다.
"일단 어...."
"겨...경위를 좀 설명하면되겠습니까...?"

프레야 바나디스 :"해봐."

에반:"으음, 큼. 그러니까...그떄, 제가 소개를 한 뒤에 같이 정보를 수집하러갔습니다."
"하지만 정보를 듣다보니 갑자기 그 날 앉혀놓고 멍-했던 순간 이후로 떠오르는 기억들이과 겹치는게 있어서..."

프레야 바나디스 :그 말에 프레야의 인상이 찌푸려졌다.
"그래서?"

에반:잠시 그 뒤의 경과를 생각했다.
"상담을 요청했고..."
음, 그녀가 눈이 돌아가버렸지.
"갑자기 조금 충동적으로 변하셔서? 어...피를 마셔서 알아낸다길래..."

프레야 바나디스 :"....에반, 뭘 어쩌든 상관은 없어. 너가 뭘 하던. 어쩌든."
"하지만, 너는 저것의 위험성을 모르고 있어."
"너, 진짜 죽을려고 작정했어?"

카스티아:바로 옆에 당사자를 두고 '저것'이라 부르는 것은 조금 불쾌한데.

에반:"아...아니..."
죽으려고 그런것은 아니고오.... 목소리가 기어들어갈것이다.

프레야 바나디스 :".....뭐, 이미 되돌리기는 늦었으니까. 어쩔 수 없지만."
그녀는 그렇게 높아졌던 목소리의 톤을 낮췄다.
"...저기, 카스티아 씨? 책임이라는 수단을 확실히 해주셨네요."
"이제는 인간이 아니게 됐으니까."

카스티아:"아아."

에반:"그게 무슨..."

카스티아:그러면, 에반을 보며 말한다.
"흡혈이란, 그 사람을 먹는 것과 같아."
"하지만, 이번에 먹힌 것은 나."
"그리고, 먹은 것은 너."

에반:이....이게
무슨 소리지?
점차 영문을 모르겠다는 표정이 되어간다.

프레야 바나디스 :"...너는 이제 흡혈귀야. 정확하게는, 인간이면서도 흡혈귀지만."
"...그 경계선에 있어. 너는 이제 순수한 인간이 아니야. 에반."

카스티아:고개를 끄덕인다.

에반:"정말 이해가 안되서 그런데, 그게 어...피를 빨린건 저 아닙니까?"
"왜 제가...?"
"아니, 애초에 먹은것이 너라는게 무슨 소리입니까?"

카스티아:그러면, 고개를 갸웃하며 바라본다.
왜 모르냐는 듯이.
"말 그대로의 의미."

프레야 바나디스 :"...설마, 잤어?"
프레야의 표정에 경악이 들어난다.

카스티아:같은 침대에서 재운건 그쪽 아닌가?
왜 놀라지?

에반:"설마요! 그러면 대체 왜 골목에 있겠습니까!"
대체 무슨소리를 하냐는듯 이쪽도

경악한다!

프레야 바나디스 :"...이게, 대체 뭐하는 짓인지."
"...에반, 아직은 너는 인간이라고 생각해. 낮에서의 활동은 문제없어."

카스티아:둘 사이를 무슨 말을 하냐는 듯 보다가

프레야 바나디스 :"앞으로가 문제지만."

카스티아:그제서야 '잤다'가 다른 의미로 쓰인걸 눈치챈다.

에반:"앞으로가 문제...."

프레야 바나디스 :"...그 부분은 내가 뭐라고 판단할 수 없네. 나는 흡혈귀가 아니니까~."

카스티아:그러면, 그대로 에반에게 다가가 그의 가슴팎에 손을 올린다.
그리고, 그에게서 느껴지는 흡혈귀의 힘이 어느 정도인지 살펴보자.

프레야 바나디스 :미약하다. 하지만, 분명히 존재하고 있다. 이것은 당신의 힘의 일부이며, 당신의 피와 본질이 같다.

에반:굉장히 떨떠름한 기색으로 카스티아의 행동을 보고있다.
"..뭐하고계십니까?"

카스티아:"확인."
손을 떼면, 에반을 바라보며 말한다.
"응, 아직은 괜찮겠어."

에반:"아직은, 입니까."

프레야 바나디스 :"아직은, 이라면 앞으로는 장담할 수 없다는 소리네요. 정말...."

에반:대체 이게 무슨일이람. 안색이 조금 어두워졌을것이다.

프레야 바나디스 :"...에반, 너의 미래가, 너의 운명이 보이지 않아."
"이제, 나도 너의 안전을 보장할 수 없어. 차라리, 지금이 마지막일꺼야. 전쟁에서 빠지는 선택을 안 고를꺼야?"

에반:"...." 그런 말을 들으면 자신에게 일어난 변화에 안색이 어두워진 와중에도 인상을 찌푸렸을것이다.
"프레야. 제 미래나 운명을 술법으로 가늠하고 안전을 지킨겁니까?"

프레야 바나디스 :"...점성술의 일종이야. 지켰다는 건 불가능하지만, 읽어낼 수는 있지."
"쵝소한, 이번의 전쟁에서 너는 죽을 운명이였어. 그래서, 말렸는데...."
"이제는, 아무것도 보이지 않아."
그녀는 시선을 돌렸다.

에반:후우. 깊은 한숨을 내쉰다.
"이 상황에 화낼 대목은 아닌것도 알고, 마음은 감사합니다."
"하지만 확실히 말해두겠습니다"
"아마도 짐이 될 가능성이 더 높을지도 모르겠지만. 그래도 저는..."
"당신을, 돕고싶습니다..."

프레야 바나디스 :프레야는 붉은 화살을 보았다.

에반:"이미, 3일이나 폐를 끼치긴했지만."

프레야 바나디스 :얘 좀 어떻게 해보라는 눈치였다.

카스티아:그러면, 고개를 끄덕이고는 말한다.

에반:원래는 말하려던게 아니였는데. 기억속에 그 미소가 떠나가질 않았다.

카스티아:마녀가 마음에 들지는 않지만
이번에는 좀 도와주지.
"운명이 보이지 않는다는건."
"죽을 운명이, 사라졌다는거네."

프레야 바나디스 :"....억지에요. 알고있죠?"
카스티아에게 말했다.

카스티아:그러면, 에반을 바라본 채 말하겠지.
"말린다고, 듣지도 않을껄."

프레야 바나디스 :"......"

에반:잠시 뚱한 표정이 되지만
딱히 틀린말은 아니였다.

프레야 바나디스 :프레야는 잠시 눈을 감았다. 그리고서는, 한숨을 깊게 뱉었다.
"...그럼 더 말할 것도 없네요. 준비하고 두 시간뒤에 봐요. 개인 물품은 저쪽의 상자에 다 있어요."
"이번에는 딴 길로 세지 말아요."
그렇게 말하고서는, 그녀는 등을 돌렸다. 그리고서는, 경쾌한 걸음으로 문을 열고서 나가는 것이다.

에반:그러면 ...
"잠깐, 프레야!" 라고 하며 그녀를 잠시 따라나섰다.

카스티아:그런 에반을 바라보다, 물건들을 챙겨서는 천천히 걸어나간다.
에반 것들까지 품에 들고는.

프레야 바나디스 :그럼, 그런 에반을 프레야는 저지했다.
"....오지마. 나도 머리가 복잡하니까. 좀 놔둬."

에반:뻗었던 손은 잠시 애처롭게 허공을 휘젓고, 조용히 끄덕였다.

프레야 바나디스 :그렇게, 그녀는 사라졌다.
남은 것은 당신들밖에 없었다.

카스티아:그러면, 말없이 에반에게 소지품들을 내민다.

에반:그러면 멀어져가는것을 빤히 바라보다, 옆에서 불쑥 나온 소지품을 받아들였겠군.
"아, 감사합니다. 그러니까..."
"예. 카스티아씨."

카스티아:"카스티야."
그러고는, 그를 빤히 바라본다.
동족에게 '씨'라 불리는건 뭔가 낯간지럽다.
엄밀히 말하자면 온전히 동족은 아니지만.

에반:그러면 마주 바라보다가. 눈을 감고 한숨을 내쉰다.
"죄송합니다. 저도 지금 좀 어떻게해야할지 갈피를 못잡고있는지라...."
"노력은, 해보겠습니다."

[ - ]:그 말에 카스티아는 어떻게 반응했을까?

카스티아:아마, 지금은 그것으로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겠지.
에반이 짐을 모두 받아들면, 말없이 걸어나갈 것이다.
에반이 따라오지 않으면, 뒤돌아서 그를 쳐다볼테고.

[ - ]:.....그렇다는데, 따라가는가? 에반.

에반:혼자 멍하니 있는것도, 힘든일이었다. 처음 만났을때보다는 조금 더 가까워진 거리를 유지한 채 따라나섰겠지.

[ - ]:....그렇게, 이제 전쟁까지 얼마남지 않았다.
갑작스러운 헤프닝. 그리고, 알 수 없는 진실과 혼란의 연속.
그런 와중에도 나아갈 수 있을것인가.
그것은 지켜보지 않으면 안되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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