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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명의 이야기

EPISODE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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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대지를 밟는 당신의 발걸음은 가볍지만 무거웠다. 이 장소에 다시 오게 될 줄은 몰랐는데. 그런 감상부터 먼저 들었겠지.

카스티아:시체를 파먹는 구울도 아니고, 더 이상 죽음을 애도할 지인을 만들 생각도 없었으니까.
덧붙여, 먼저 간 이들을 찾아오는 것 또한 그닥 하고 싶은 일은 아니었지.
누구에게나 과거를 마주하는 것은 그리 즐거운 일이 아니니까.

[ - ]:그렇지만, 당신은 이 장소에 오게 되었다. 안타까운 사실이지만 당신의 눈앞에는 선객이 이미 있었던 모양이지만.
검은 비단결과 같은 머리칼이 흘러내리고, 연약해보이는 외견이다. 그녀는 당신이 어느정도 들어봤을 인물일지도 모르지.
중요한 점은 그녀가 당신이 있어야 할 자리에 대신해서 있다는 점이다.

블랙 버니 :"..."

카스티아:눈을 마주치면, 조용히 고개를 숙인다.
누구였더라.

[ - ]:떠올리고 싶다면 의지력으로 난이도 +2.

카스티아:4

[ - ]:당신이 그렇게 생각해보자면, 블랙 버니. 그리핀의 용병으로 유명한 사람이다. 당신처럼 오래된 경험을 가지고서 활동한 인물인데.
직접적으로 얼굴을 마주할 일은 잘 없었지만, 이렇게 보게 되는 것은 아주 오랜만이군.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다. 이미 죽은 그를 추모하기 위해서인지는 몰라도, 꽃다발도 하나 묘지에 놔두었군.

카스티아:그렇다면, 방해하지 않고서 그녀의 뒤편에서 잠시 기다린다.
추모를 방해하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

블랙 버니 :천천히 그녀가 보석과도 같은 눈을 뜬다. 그리고서는, 말문을 열었다.
"....당신도, 여기로 오셨나요."

카스티아:고개를 끄덕인다.
그녀와 그가 생전에 아는 사이였을 줄은 몰랐지만.

블랙 버니 :"그는 훌륭한 사람이었죠. 하지만, 그 때의 죽음은 안타까웠어요."
"예전에 도움을 받은 적이 있었답니다. 정말 좋은 사람이었는데..."

카스티아:그런가. 그는 여기저기 손을 내미는 사람이었다. 그런 그에게 도움을 받은 사람 중 하나였던 것이겠지.
그렇게, 가볍게 지나 보낼만한 담소였지만...
어째선지, 무언가 걸리는 것이 있었다.
마치, 잠깐 발에 채인 돌부리처럼.
잠깐 생각을 하고서야, 거슬리는 부분이 무엇이었는지 알아챈다.
"안타까웠다... 라..."

[ - ]:당신은 어째서 그 말에 걸렸나? 이유가 있었을까?

카스티아:단순한 애도 표현이다. 그것이 걸렸다는 것은...
아마, 나 자신이 어디선가 그의 죽음은 '안타까운 것'이 아니라 생각한 것이겠지.
적어도, 그는 스스로의 죽음을 받아들였다. 인간으로써 죽는 선택을 스스로 내렸다.
단순히 '안타까운 죽음'이라고 하는 것은, 무언가 그의 선택과 결정마저 안타까운 것으로 깎아내리는 것이 아닌가ㅡ그런 기분이 들었던 것이겠지.

블랙 버니 :그녀는 당신의 다음 말을 기다리며 침묵을 지켰다. 다만, 당신의 눈에 흔들리는 감정을 꿰뚫기라도 한 것과 같은 시선이었다.

카스티아:그 시선에 약간의 불편함을 느끼며, 무덤가로 시선을 돌린다.
흘리듯이, 말을 이어나가면서.
"확실히, 죽기에는 아까운 젊은 나이였지."

블랙 버니 :"──그를 되살릴 방법이 있다면 사용하시겠나요?"

카스티아:"───"
순간적으로, 단어가 되지 못한 음성이 새어나온다.
농담과도 같은, 이러한 곳에서는 부적절하면서도 이상할 것이 없는 질문이다.
동시에, 이 세상에는 그것을 가능하게 할 지도 모르는 수많은 것들이 존재한다는 사실 또한 알기에 그것이 과연 농담인가 하는 의심도 떠오른다.
그러나 그 모든 생각들은 어디까지나 표면.
마음 속 깊은 곳에서는, 순간적으로 참지 못한 불쾌함이 치솟아 오른다.

카스티아:"묘지에서 할 말은, 아닌 것 같은데."
그렇기에, 말에 가시가 배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겠지.

블랙 버니 :"....네. 맞아요. 묘지에서 할 말은 아니네요."
"온전한 부활은 원래는 불가능해요. 이 세계에 다양한 수단과 방법이 있다지만, 전부 미완성이죠."
"하지만, 당신과 제가 향할 전장. 그 곳에는 답이 있어요."
"그렇다고 한다면, 당신은 그것을 거부할 수 있나요?"

카스티아:그 말에, 그녀를 돌아본다.
무슨 표정으로, 무슨 생각으로 그런 말을 하는 것인지.

블랙 버니 :그녀의 표정은 미세하게 변했다. 판정도 필요하지 않았다. 저 표정은 복잡한 감정을 담은 시선이었다.
그렇지만, 가장 크게 느낄 수 있는 감정은───.
질투였다.

카스티아:과연. 수많은 기억 속에 잠든 감정들이 그것을 이해시켜 준다.
그녀가 품은 감정을 명백히 공감할 수는 없어도, 그 편린을 이해하고 깨닫는다.
그러면, 자신도 모르게 웃음이 지어지겠지.
본래라면, 저러한 발언에는 공감, 혹은 분노를 나타내야겠지만ㅡ
스스로가 눈 앞의 여자에게서 느낀 것은, 그러한 것이 아니었다.
과연 그녀가 말한 말의 얼마가 진실인지는 몰라도, 적어도 저 감정이 진짜라면ㅡ

카스티아:이 세상을 바라보는 신이란 존재는, 터무니 없는 희극을 준비한 것이겠지.
죽은 자는 돌아오지 않는다.
완전한 부활 따위는 없다.
끝나버린 이야기를 다시 시작할 수는 없다.
기껏해봐야 그것은, 후속작이거나 다른 이가 쓰는 팬 픽션이다.

블랙 버니 :"당신은 그를 사랑하고 있나요? 당신은, 그를....."
"되살려서라도 보고 싶은가요?"

카스티아:그것은, 고민되는 질문이다.
자신은 분명 사랑을 했지만, 그것이 그녀가 말하는 사랑일까.
자신이 사랑한 것은 그일까, 그 안의 무언가였을까.
아니, 애초에 그것이 사랑이었을까.
스스로조차 답하기 어려운 질문, 대답할 의리도 없기에 애매하게 말 끝을 흐리겠지.
"글쎄."

카스티아:하지만, 확답할 수 있는 것은 있다.
"그렇지만, 아니."
자신은 그를 되살리는 것 따위 하고 싶지 않다.
망자의 안식을 방해하고 싶지 않은 것일지, 아니면 그저 자신이 변화를 거부하는 것인지, 혹은 다른 미래를 두려워하는 것인지는 모르지만ㅡ
그것을 바라지 않는다는 것은, 확신한다.

블랙 버니 :"..."
"그런가요. 알겠습니다."
그녀는 자신의 몸을 추스리며 일어났다. 그리고서는 당신을 바라보았다.
"이 전쟁에서 별을 찾으세요. 그 별이 당신이 원하는 별일지는 모르겠지만."
"그렇게 한다면, 제가 말한 의미를 이해할 수 있을꺼에요."

카스티아:별이라. 최근 주변에서 추상적인 표현을 듣는 경우가 잦은 것 같네.
떠오르는 그 불쾌한 여자의 얼굴을 뇌리에서 지우려 노력하며, 작게 고개를 숙인다.
아마, 다음은 전장에서겠지.
서로 살아있는 채로 만나게 될 지는 두고봐야겠지만.

블랙 버니 :"다음에 볼때는 적이에요. 그러면, 이만."
그렇게 그녀는 안개속으로 사라졌다. 이 묘지에 남아있는 것은 이제 당신밖에 없었다.

카스티아:그러면, 다시 시선을 무덤으로 향한다.
묘지의 상태는 어떠한가?

[ - ]:관리가 잘 되어있다. 당신을 제외하고서도 그의 다른 지인들이 계속해서 관리를 해준 것이 틀림없겠지.

카스티아:인망이 좋았으니까.
묘비에는, 뭐라고 적혀있지?

[ - ]:우리의 영웅이 여기에 잠들다. 죽은 뒤의 낙원에는 안식이 있기를.

카스티아:흔한 미사여구였을 줄이야.
허나 그에게 어울리는 묘비다.
무언가 말할까 하다가도, 입이 열리지 않는다.
하고 싶은 말은 많았지만, 그것은 닿지 않을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은 이 정도로 충분하겠지.

"────"

카스티아:작별 인사이자, 다음 재회를 기약하는 말.
그리고는, 뒤돌아선다.
어딘가, 그리움을 느끼면서.

[ - ]:그렇게, 당신은 오래된 묘비를 떠난다. 이제는 남은 일은 없다. 전장으로 향하는 것만이 전부다. 다음에 여기에 올 때는 어떻게 변해있을까.
───미래의 일은 미래에게. 지금은 현재에 집중하지 않으면 안되겠지.

───────────────────

[ - ]:이제는 익숙해진 모래의 광경은 질리도록 느껴졌다. 거친 바람이 불어온다. 사막화가 된 대지를 본 적이 없는 것인 아니겠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지의 많은 것들은 포울리엄에서 바라보던 세상과는 전혀 다른 세상을 보여주고 있었다.
마차의 진동이 느껴진다. 몇 대의 마차가 당신들의 마차를 따라온다. 당신들의 마차도 다른 마차를 따르고 있을테지.
만티코어에서는 경로를 직접 정했다. 그 중에서 당신들은 하나를 골라서 왔다. 어떻게 왔는지는 크게 중요하지 않을지도 모르지.
중요한 점은 이 여행은 상당히 고되게 느껴졌다. 15일이 지나고 난 뒤의 당신들은 행군이라는 행위가 얼마나 불편하고 스트레스를 받는 행위인지를 체감했다.
그렇게, 눈 앞에서는 거대한 요새가 보이는데. 여태까지 무슨 일 있었나?

에반:흐음, 일단은...오는길에 챙겨온 카스티아의 소설책을 읽기도하고. 프레야가 찾는다는게 무엇인지 재차 물어봤을것같은데...
카스티아는 오는길에 뭘하고 다녔는지 궁금하군
원고라도 작성했을까?

카스티아:마차에 잉크를 흩뿌릴만한 일은 자제했겠지.
물론 원고라는게 종이에만 쓸 수 있는 것은 아니겠지만.
남들이 보기엔 그저 마차에서 멍 때리는 것으로 보였을꺼야.

에반:마차에는 누가누가 탑승해있었을까.
프레야, 나, 카스티아 이렇게 셋만?

하니벨리 율:"...."

에반:율도 있었나보군.

마케니 블루홀리:"아, 젠장할! 너무 흔들리잖아!"

에반:마케니도 있었군...

카스티아:적어도 소음은 한명이 책임지겠네.

[ - ]:이렇게 같이 있었군. 율은 얌전한 편이었다. 기도를 충실이 이행했다. 친절하고 배려심이 넘치는 태도로 당신들의 여행의 편안함을 보장해줬고.
마케니는 꽤나 시끄러웠다.

에반:프레야는?

프레야 바나디스 :"시끄러. 마케니. 익숙해질 때도 됐잖아."
프레야는 평범했다. 그 이후에는 일상의 모습을 그대로 되찾고서는 조신하게 행동했다. 불안해하는 모습이나 특이한 모습을 보인 경우는 없었다.

에반:흐음, 오히려 그런 모습을 보였던 당시가 특이한것이겠지. 뭔가 마음을 진정시킨걸까.
아마 책을 다 읽어갈쯔음에는 시간을 떼우기위해서라도 전장에 관해서 이런저런 잡다한 얘기를 했을지도 모르겠다.
하루종일 멍만 때리는 카스티아에게 말도 걸고.
그러고보니, 정말 이제와서지만...
햇빛은 괜찮은건지 카스티아에게 물어봤을것이다.
내가 아니라 카스티아가 괜찮은지.

카스티아:그걸 남들 보고 듣는 장소에서 물을 정도로

에반:출발할때쯔음에
물어보지않았을까!
따로 불러서든, 어떻게든.

카스티아:생각이 없는 멍청이는 아니었으리라 믿는다
그럼, 가볍게 장갑과 팔찌를 찬 팔을 들어보이고는 괜찮다는 듯 고개를 끄덕였겠지.

[ - ]:그러했다. 당신에게는 장갑과 팔찌가 있었지. 피는 짐승의 피로 충당할 수 있었을테고, 시체의 갈무리를 직접 해야했지만.
팔찌의 힘으로 일정량의 피해를 감수하는 것으로 낮에 계속 활동할 수 있었다.
그렇지만, 여전히 장기간의 활동은 무리라는 점을 생각하겠군.

에반:얼추 대책을 세워놨구나. 하며 고개를 끄덕였겠군 이쪽은.
뭐랄까, 뭔가 큰일은 없었지만...전체적으로 서로 뭐하는, 어떤 사람인지 조금 더 파악할 수 있는 15일이 됐을것같은데...
카스티아의 의견은?

카스티아:아마 알고 싶지 않은 일들까지 알아야 하는 것도 몇가지 있었을 테고, 눈앞의 상대가 아군이 아니라 적이었으면 하는 15일이 되었을 것 같네.
각자가 상대를 바라보며 자신의 무기를 만지작거린 횟수가 몇번이나 될 지 궁금한걸.

[ - ]:마케니의 경우에는 상황에 따라서 그렇게 해야할 때도 있었을지도 모르겠다만. 그래도 나머지들은 크게 문제가 없었을 것이다.
당신들이 뭔가 문제를 일으키지 않았다면.

에반:흠 별 문제 없었을것같다.
가는길에 구태여 힘뺄 일은 피하는게 좋겠지...

카스티아:적어도 나서서 문제를 일으키지는 않았겠지.

[ - ]:그렇다면, 당신들은 요새의 내부로 들어갔다. 황량한 곳이다. 정말로 황량한 곳이며, 요새의 내부에는 병사들과 일부의 상인들과 시민들밖에 없다.
마차가 계속해서 들어가는 와중에, 당신들은 상당히 요새의 안쪽의 상황을 직관적으로 바라볼 수 있었는데.
상당히 좋지 않았다.
부상을 입은 병사들이 있다. 이미 상당히 많은 것처럼 보인다. 피냄새가 진동하고, 부상을 입은 자들이 들것에 실려나간다.

프레야 바나디스 :"───이미 충돌했구나."

에반:"...피냄새가 진동을 하는군요."
3일전부터는 긴장하는것도 지쳐 풀렸던 위기감이 다시금 차오르는게 느껴진다.
병사들의 표정은 어떠했을까?
전의나, 그런...뭔가 이길 수 있을것같다는 표정을 짓고있었나?

[ - ]:절망과 분노가 담겨있다. 그제서야, 당신들은 다시 한 번 깨달았다.
우리가 들어온 것은 지옥이다. 전쟁이라고 불리는 지옥.
저 표정을 봐라. 동료의 죽음을 보고서 울고 있는 병사. 분노에 매몰되어서 당장이라도 사람을 찔러죽일 거 같은 자.
절망에 빠져서 현실에 외면하고 있으며, 그 와중에 상인들은 자신들의 물건을 팔기 위해서 소리치고 있다.
일부분의 어떠한 이유인지는 몰라도, 아마도, 전문직종이나 기타의 사정에 의해서 남아있는 것이겠지.
시민들은 당신들의 행진을 불안한 눈으로 보고 있다. 그 눈에는 분명히 보인다.

[ - ]:이번에는, 무엇이 시작되는거지.
그런 깊은 의도의 공포가.

에반:유이의 말이 떠오른다. '모르고 있다'라고 단언하던 그 말이.
머릿속의 예상과 피부에 와닿는 체감이란 이다지도 다른것이였다.

카스티아:생각보다 감흥은 없다.
물론 그리 기분 좋은 감정들은 아니긴하지만.
절망과 공포가 낮선 것은 아니니까.

에반:이것이 놓칠 수 없는 기회라니. 그녀는 대체 무엇을 찾으려는것일까...

[ - ]:마차가 다시 움직인다. 프레야는 그런 광경을 눈쌀을 찌푸리고 바라보았다. 그리고, 어느 시점에서 마차는 정지한다.
당신들은 깨달았다. 이제 도착했다. 마부의 목소리가 들려온다.
도착했습니다!

[ - ]:환영한다. 이 장소에 온 것을.

───────────────────

[ - ]:당신들은 안내를 받았다. 각자가 향하는 방향이 갈라지기 시작한다. 정확하게 말하자면, 당신들이 향하는 방향은 동일했지만.
그런 와중에도 이미 급한 곳에는 다른 일행들이 자출되어 움직이기 시작한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곳은 본관이다. 정확하게, 회의장이라고 말해야겠지.
과거에 따르면, 무한한 미궁에 갇혀버린 왕은 여기를 지배했다고 하는데, 그대로 남은 왕좌와 홀을 루푸스쪽에서는 회의장으로 쓰는 모양이군.
왕좌에는 다양한 사람들이 있었다. 하지만, 그 중에서도 당신들에게 입을 먼저 열었던 것은.

레이놀즈 에볼:"───환영합니다."
가장 높은 단상에서 당신들에게 그리 말하는 것이다. 주변의 용병들은 긴장된 기색이 역력했고. 다른 군 지휘관들은 쑥덕였다.

프레야 바나디스 :"정신차려."
에반에게 그리 프레야는 말했다. 카스티아도 들을 수 있었겠지.

카스티아:그러면, 슬쩍 좌중을 둘러본다.

에반:그러면 어느샌가 전염된듯, 불안하게 칼자루를 매만지던 손이 뚝 하고 그친다.

카스티아:회의장의 분위기나 구도 정도는 알아볼 수 있겠지.

에반:"...뭐랄까...좀 압도되는 분위기군요.저 사람은 누굽니까?" 정신을 차리면 그제서야 저 척 봐도 높아보이는 이에 대해 목소리를 낮추고 조심스레 물어본다.

레이놀즈 에볼:"──제가 이 베리스 요새의 사령관. 레이놀즈 에볼입니다. 여러분을 뵙게 되어서 감사를 표합니다."
에반의 물음에 대답하려는 의도는 아니였다. 당연한 인삿말이었지만, 그럼에도 대답은 되는 말이었다.
"앞으로 같이 활동해주셔야 하겠습니다. 만티코어 여러분."

카스티아:가볍게 고개를 숙인다. 예의에는 어긋나지 않게. 그러나 깊지도 않게.

[ - ]:회의장의 구도와 분위기는 경직되어 있다. 저 남자다. 저 남자가 이렇게 만든 원흉이군. 모자의 아래에서 날카로운 짐승의 눈동자가 빛난다.

카스티아:흐음...
귀찮은 지휘관이라는 인상이 푹푹 오네.
슬쩍 프레야를 본다.

에반:짐승의 눈동자라...
일단은 인삿말에 적당히 고개를 숙였을것이다.

갈리 레프너:"───당장 갈오기의 강을 기점으로 움직여야 하오. 이렇게 밀려서는 끝이 없네. 자네도 알잖는가?"

카스티아:개인적으로는 불쾌한 부분이 많아도, 속에 이것저것 넣어둔 이들이 이런 부분에서는 강할테니.

에반:사람을 험하게 굴릴것같다는 인상이 없잖아 있는데...
누군가 다급하게 말하면 그쪽으로 시선이 향했을것이다

갈리 레프너:그런 인삿말이 끝나자. 다른 좌중에서 한 명이 튀어나온다. 연륜을 담은 노장은 그리 지휘관에게 맞선다.
"이래서는 끝이 없소. 수비만 반복해서는 끝이 없다는 말이요. 젊은 사령관."
"무엇인가 뾰족한 수가 없더라도, 지금은 일단 전장을 밀어붙여야 하오. 그렇지 않으면, 우리는 갈오기의 강을 잃고서 보급조차 공격당하게 될걸세."

레이놀즈 에볼:"제가 알아서 할 일입니다. 레프너 장군. 아직까지는 때가 아니라고 말을 했을텐데요."
"저들의 군세의 공격은 매섭습니다. 디아스를 필두로 한 사막의 전사들. 만만치 않으며, 반대로 패배한다면 저희들은 고립을 면할 수 없습니다."
"본국의 지원군이 올 때까지 버텨야한다. 라고, 저는 말씀드렸을텐데요?"

갈리 레프너:"───상대방은 무엇인가 꾸미고 있소! 이대로라면 태양신의 군세와 신성에 의해서 우리는 전부 타죽을거요!"
쾅! 늙은 노장은 탁자를 내리쳤다. 탁자에 금이 가고 박살나기 시작한다. 젊은 지휘관은 노장을 무시했다.

에반:그러니까...
군 분위기가 많이 심상치않군...
정말로.

카스티아:살벌하네.
남의 이야기처럼 바라보고 있긴 하겠지만.

에반:지휘를 할 상급자들이 의견충돌을 격하게 일으키고있는걸 보고있자니 묘한 기분이겠다.

레이놀즈 에볼:"이거에 대해서는 나중에 이야기를 하죠. 레프너 장군. 용병분들은 시종의 안내에 따라서 숙소로 이동해주시기를 부탁드리겠습니다."

갈리 레프너:"그으.....!"

[ - ]:노장은 얼굴의 색을 붉게 물들이면서 화를 참지 않았다. 하지만, 지휘관은 그런 노장을 끝까지 바라보지 않았다.

리밍 젤로트 :"무리하시면 안됩니다. 요번의 전투에서 부상이 회복되지도 않으셨지 않습니까."
노장의 부관처럼 보인다. 창을 들고 있는 여병사는 노장을 부축했다.

릴리 바모스:"여러분은 저를 따라와주세요!"

[ - ]:그런 광경을 보고 있는 와중에 당신들을 향해서 메이드였던 소녀가 말을 걸었다.

카스티아:그러면, 그 편으로 시선을 돌린다.

에반:소리가 들려오면 허리를 한번 쭉 피고, 다시 움직일 준비를 하겠군.

[ - ]:아담한 소녀다. 상당히 깔끔한 인상과 아름다운 미모를 지니고 있다. 밝은 표정과 웃음을 유지하면서 마케니와 율과 프레야와 당신들을 보고 있는데.
마케니와 프레야는 별 말을 하지 않았다. 다만, 당신들도 별 말이 없었다면 소녀를 따라서 움직였는가?

에반:그래야겠지.
일단 짐을 정리하긴 해야할테니까.

카스티아:에반에 약간의 주의를 기울이며 움직이자.
마차에서의 15일로 에반은 함부로 내버려두면 안된다는 것을 배웠으니까.
길 잃은 에반을 찾으러 지휘관 막사로 들어가는 불상사는 사양이다.

에반:저런...

릴리 바모스:"정말~. 오시면서 이런 광경을 보게 되다니 죄송하게 된 것이에요. 여러분들은 귀한 분들이라고 들었거든요."
"이번 전쟁에서 아주 중요한 분들이라고 하시던가!"
소녀는 당신들을 이끌면서 그리 말을 늘어놓는다. 흔들리는 복도의 불길과 낡은 요새와 흩날리는 모래바람을 맞이하면서 들리는 낭랑한 목소리는 신기루와 같다.

에반:잠깐, 지금 시종을 따라가고있는 용병이 우리. 그러니까 마차에있던 그 인원밖에 없는건가?

릴리 바모스:그러하다. 다른 용병들은 자신들의 일행과 같이 다른 시종을 따라서 움직였다.
지금은 같은 마차를 기준으로 안내를 하는 모양이군,.

에반:그렇군...귀한 분들이라.

카스티아:흐음...
"그건, 지휘관이 한 말?"

에반:단순히 생각하자면 전황이 불리할때에 막 온 지원군이겠지만...

릴리 바모스:"네! 에볼님은 그리 생각하시던걸요! 그래서, 저희들한테도 대접에는 주의를 기울이라고 하셨어요!"

마케니 블루홀리:"...흥. 속셈이 있구만. 정식 계약을 했다고 해도 귀빈 취급이라고? 말도 안되지."

프레야 바나디스 :"어떨려나."

하니벨리 율:"..."

에반:"일단 저희는 일개 용병 신분인데 좀 의아하긴하군요."

하니벨리 율:율은 험악한 분위기에 입을 닫고서는 눈치만 보았다.

에반:뭐, 그래도 좋은 대우를 해주겠다는데 구태여 사양할 필요가 있는가?
난 없다고 본다...

카스티아:편하게 육체 노동만으로 끝날 것 같은 전장은 아니네.
슬쩍 프레야를 향해, 에반에게 시선을 고정한 채로 말하겠지.
"에반이 에반하는데, 얼마나 걸릴 것 같아?"

에반:"대체 무슨 소리입니까?"

마케니 블루홀리:"5일."

에반:뭐 어쩔 수 있나. 같은 심드렁한 표정으로 있다가 물어보겠군

프레야 바나디스 :"3일."

카스티아:그러면, 고민하다가 말한다.
"...내일 저녁."

에반:"??"

프레야 바나디스 :"어머, 그거 최악이네. 정말 그렇다면 내일 저녁에 에반을 죽여놔야겠는걸."

에반:"이럴때마다 소외감을 느끼고는 합니다..."

마케니 블루홀리:"하, 설마 내일 저녁이겠어."
마케니는 설마~. 같은 말을 하면서 당신을 바라보았다.

카스티아:마케니의 발언에
오늘 저녁에 연회 같은거라도 열리면 우리 모두 내기에서 지겠다는 생각이 든다.

에반:아마 이쪽은 정말 뭔소린지 모르겠다는 표정으로 마케니를 보겠지
억울함도 섞여있을것이다
"하여간, 뭔소린지 모르겠군요...짐이나 빨리 푸는게 좋겠습니다."

릴리 바모스:"여성분과 남성분은 같은 숙소로 배정되어 있지만, 내부에 방이 나뉠꺼에요! 중간에 거실이 있고-. 내부에 방이 2개가 있으니까 남성분들이랑 여성분들이랑 따로 써주시면 되요!"
요는, 남자들끼리 한 방. 여자들끼리 한 방을 쓰라는 이야기군.

에반:"방에 침상은 나뉘어져있습니까?"

릴리 바모스:"네! 그 정도는 구분되어 있을꺼에요!"

에반:방 정리는 이 시종이 하는게 아닌가보군.

릴리 바모스:그러면서, 그녀는 당신들에게 키를 건내주는데. 대표로 누가 받았지?

카스티아:프레야.

에반:안에 방마다 키를 따로 주는게 아니라면...

프레야 바나디스 :"....하아. 우리 서로 귀찮게 하는 일 없었으면 좋겠네. 마차보다는 편할테니까."
그녀는 키를 받으면서 그렇게 말했다. 그리고, 릴리는 다시 입을 열었다.

릴리 바모스:"저는 이 층에 머물고 있으니까, 수시로 필요할 때는 불러주세요! 오른쪽 복도의 맨끝방에 있어요!"
"부르시지 않아도 제가 자주 오겠지만요!"
"밤에 저를 부르실 거라면 제 방의 종을 흔들어주시면 된답니다!"
그녀는 그렇게 말하면서 가볍게 눈웃음을 보였다.

프레야는 먼저 방문을 열고서 들어갔다.
율은 눈치를 보다가 프레야를 따라갔다. 생각해보니, 서로 아는 사이라고 했지.

카스티아:그러면, 마지막으로 에반을 보고 어깨를 한번 두드려주고는 들어간다.

마케니 블루홀리:"아, 짐이 무거워죽겠네."

에반:"아니...대체. 아, 들어드릴까요?"

마케니 블루홀리:"꺼져."
마케니는 가볍게 그리 말하고서는, 들어갔다. 그리고, 이윽고 이 자리에 남은 건.....

에반:괜시리 어깨를 치고가는 카스티아에게 의문을 표하다가 마케니의 말을 듣고 시무룩해지겠군.

릴리 바모스:"저어......"
"혹시, 가봐도 될까요?"
당신을 바라보는 릴리밖에 남지 않았다.

에반:"뭔 소리입니까. 가서 쉬십시오."
가보라는듯 고개를 끄덕여주고 방에 들어간다.

릴리 바모스:그렇게, 릴리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총총 거리는 걸음으로 달려갔다.
그런데, 갑자기.
"어....?"
요새가, 흔들렸다.

에반:"아."
습격! 습격이다!
뭐라고? 지금? 말도 안돼! 전선은 어떻게 하고?!
별동대다! 별동대가 들어왔어!

릴리 바모스:그리고, 이윽고 쾅!
순식간에, 릴리가 넘어지가 요새가 다시 한 번 흔들렸다. 그리고, 순식간에 경보가 울렸다.

에반:고민은 길지않았다. 걸리적거리는 짐을 방안으로 던져놓고는 칼을 뽑아들면서 넘어진 릴리를 일으켜세웠겠지.

카스티아:그러면, 그 순간 방문을 열고 나온다.

프레야 바나디스 :"....! 아오, 뭐야! 이게!"

카스티아:그 풍경을 보면, 무덤덤하게 말하겠지.

프레야 바나디스 :"율! 나한테서 떨어지지 마! 마케니! 방에서 나와! 너도 움직여!"

카스티아:"설마 3분일 줄은."

에반:"조심하십시오." 라는 짤막한 말과함께 방문을 열고 나온 사람들에게 합류한다

마케니 블루홀리:"하, 시작부터 이러기야! 망할 놈들!"

카스티아:직후, 시선을 돌리고 상황을 파악한다.

프레야 바나디스 :"젠장! 구조도 제대로 못 봐뒀다는 말이야! 일단, 성벽쪽으로 움직여! 떨어지지마!"

에반:"알겠습니다."
성벽...성벽...
어디로 가야하지?

프레야 바나디스 :"마케니! _너의 눈_으로 안내해!"

마케니 블루홀리:"애송이들! 따라와!"
마케니가 먼저 뛰쳐나갔다. 프레야는 율을 데리고 마케니를 따라가기 시작했고. 당신들도 그 뒤를 따라가는가?

카스티아:물론.

에반:그러자. 저 '눈' 이라는게 뭔지는 몰라도. 프레야가 바로 지시를 내릴정도라면 효용이 있다는것은 분명했다.

마케니 블루홀리:당신들이 그렇게 따라가기 시작하면, 순식간에 마케니를 따라서 성벽쪽에 도달한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 - ]:성벽쪽에 말살된 병사들. 그리고, 몇몇의 병사들과 한 남자였다.

게벨리오 디아스:"엉? 뭐야, 니놈들."
양손에 장검을 쥐고서는, 남자는 당신들에게 칼을 겨눴다.

카스티아:보는 즉시, 이해한다.

에반:얼굴을 보자 바로 알 수 있었겠군.

카스티아:저건 적이다.

에반:"게벨리오 디아스?"

게벨리오 디아스:"...뭐야, 내 이름은 어떻게 알아?"
"뭔지는 모르겠지만. 내 알바는 아니겠지."

카스티아:곧바로 활을 꺼내고, 화살을 시위에 건다.
"에반."
대화는 나중에.

프레야 바나디스 :"하, 대장을 사로잡을 수 있다니, 이렇게 좋은 기회가 없잖아."
"마케니에 나까지라면 생포할 수 있어! 모두! 움직......"

에반:프레야와 율 그리고 게벨리오 사이를 가로막듯 선다.

샤반 기벨:"....아니, 거기까지다."
디아스의 뒤쪽에서 한 남자가 얼어온다. 거대한 장신. 갑옷을 입은 몸에는 빈틈이 없다. 그리고, 들고있는 검은 명검이 틀림없겠지.
"디아스, 저 둘은 니가 상대해라. 만만치 않겠지."
"마녀와 매는 내가 상대하지."

마케니 블루홀리:"하, 하하하하하! 샤반 기벨!"
"좋아! 승부다! 이렇게 된다면 못 받아쳐줄 것도 없지!"

에반:샤반 기벨이라면...
용 사냥꾼?

프레야 바나디스 :"윽, 뭐야 이게! 인플레도 정도가 있지! 소설도 이렇게 최종보스를 내보내지 않아!"

[ - ]:그렇다.
용병왕. 영웅이라고 불리는 자. 용을 죽였다고 전해지는 용살자.
그가 대검을 들었다. 그리고서, 순식간에 마케니와 격돌했다.

게벨리오 디아스:"뭘, 구경하고 있냐!"
그렇게 말하면서, 순식간에 디아스도 당신들에게 달려들었다.

에반:기억이 떠오른다. 광전사의 그것처럼 달려드는 짐승의 이빨...
달려든것을 인지하면 자연스레 몸이 움직였겠지.

[ - ]:갑자기 벌어진 전투. 난대없는 클라이맥스.
과연, 다음의 전투에서 이 둘은 살아남을 수 있을것인가?
지옥에 온 걸 환영한다. 용사들이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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